‘비건(채식주의·Vegan)’은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지난해 200만명까지 급증했다. 최근 비건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회사도 많아지고 있다. 유통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는 회사들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진학사 취업정보사이트 캐치(CATCH)의 도움을 받아 비건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을 소개한다. 재무 평가와 재직자 평가가 좋은 기업으로 선정했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미국 코스메틱 브랜드 ‘밀크 메이크업’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밀크 메이크업은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크루얼티 프리’ 및 ‘100% 비건’ 등으로 ‘깨끗한 뷰티’기업이라는 이미지로 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8년에도 비건 화장품 브랜드 ‘디어달리아’를 소유한 바람인터내셔날의 지분 10%를 매수했다. 캐치의 재무평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재무 종합점수는 89.1점으로 동종업종 상위 1%에 속한다.
◇삼양식품=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은 최근 고급 라면 상품인 ‘맛있는 라면’의 비건 버전을 출시했다. ‘비건 맛있는 라면’은 인도·뉴질랜드·미국·영국 등 13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다. 기존의 ‘김치라면’도 채식주의 제품으로 바꿔 비건 인증을 받았다. 삼양식품은 국내 공장에 비건 라면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캐치의 재무 평가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수익성 부문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3.5점 높은 92점을 받았다. 수익 구조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셈이다.
◇LF=패션 기업이지만 최근 화장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LF는 지난해 10월 비건 지향 브랜드 ‘아떼(ATHE)’를 출시했다. 동물 유래 성분이나 원료를 첨가하지 않고 독성 시험에 동물을 활용하지 않는다. 아떼에서 출시한 기초 화장품 및 색조 화장품 중 상당수가 비건 인증을 받았다. 현직자 평가도 우수하다. LF의 9년차 직원은 “좋은 옷과 발전성 있는 여러 브랜드로 좋은 회사”라는 평가를 남겼다.
◇오뚜기=오뚜기는 지난해 채소라면 ‘채황’을 출시하며 착한 기업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채황’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청경채·당근·파 등 10가지 채소에서 우러난 국물로 만들었다. 채황 외에도 계란 대신 콩을 넣은 마요네즈인 ‘소이마요’를 출시했고 인도 시장을 겨냥해 진라면을 비건 제품으로 개량한 ‘베지진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오뚜기는 식품·음료 업종에서 매출 액 상위 1%에 해당한다.
◇동원F&B=‘동원참치’로 유명한 동원F&B는 2018년 12월부터 식물성 고기제품 ‘비욘드미트’ 버거 패티를 미국에서 수입해 우리나라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비욘드피브’와 ‘비욘드소시지’를 추가로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했다. 현직자들은 회사의 안정적 성장 추세를 높게 평가했다. 정규직으로 입사한 10년차 직원은 회사에 대해 “탄탄한 사업구조,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회사, 장기적으로 비전이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CU 편의점’ 사업을 진행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11월부터 편의점 최초로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도시락·버거·김밥으로 구성돼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편의점 시장도 확대돼 현직자 평가도 급속하게 성장할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많았다. 2년차 직원은 “변화를 추구하고 성장 비전을 제시해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도움말=캐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