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야야, 고향 올생각 마래이"…부모님 카톡 아닌 '재난문자' 입니다

추석 앞두고 중대본·지자체 재난문자로

고향, 친지 방문자제 적극적으로 권고

SNS서 짧지만 강한 '조상님 대면' 밈 유행

중대본은 12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 대행서비스를 활용해 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이수민기자중대본은 12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벌초 대행서비스를 활용해 달라는 문자를 발송했다./이수민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추석을 앞두고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 권고가 공공 안전경보를 통해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투리를 활용한 인간미 넘치는 공지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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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오전 8시 36분 ‘벌초, 올해는 벌초 대행 서비스 활용 어떠십니까. 이미 출발하셨다면 소수 인원으로 현지 만남을 최소화여 코로나 예방에 동참 바랍니다’라는 긴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초 행렬이 증가하는 상황을 우려해 발송한 문자로 파악된다. 전날 오후 7시 2분에도 중대본은 “가급적 벌초 대행서비스 이용하고 부득이 한 경우 소수 인원으로 하고 현지 만남 최소화 하라”는 메시지를 발송했다.

진주시청이 지난 10일 오전 사투리를 활용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사진제공=진주시청진주시청이 지난 10일 오전 사투리를 활용한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화제를 모았다./사진제공=진주시청


지난 10일에는 진주시청에서 발송한 재난문자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일 오전 10시 43분 진주시청이 발송한 문자는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 전화해 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라는 내용으로 재난 문자를 보냈다. 이 문자 내용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되자 많은 시민들은 “정감이 가는 문자”, “음성지원이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주시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전 국민 이동 자제가 필수인 상황에서 부모님들이 먼저 나서 자녀에게 오지 말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에서 이 같은 내용을 문자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방역협조를 부탁하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진주시 곳곳에 걸어 홍보하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창원시청에서도 최근 발송한 재난문자에서 “건강한 추석 보내기. 이번 추석은 고향방문 하지 않아도 불효가 아닙니다”라며 안전한 집에 머물러 달라는 요청을 전달했다.

/인스타그램 캡쳐/인스타그램 캡쳐


한편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 상에서는 추석명절에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문구를 재치있게 만든 한 장의 이미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조상님은/어차피 비대면/코로나 걸리면/조상님 대면’이라는 짧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이 이미지는 수천 리트윗이 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미지를 만든 제작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3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를 시작으로 종교집단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 당시, ‘예수님은/어차피 비대면/코로나 걸리면/예수님 대면’이란 문구가 밈(meme·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파급력을 지닌 콘텐츠)으로 유행했던 것을 패러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연세로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연세로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정부는 추석 연휴기간인 9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지난 6일 중대본은 우선 “현재의 추세로는 3주 뒤인 추석 때까지 무증상, 잠복감염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먼 거리를 이동해 모인 가족과 친지 모임에서 감염이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를 위해 가급적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중대본은 다만 국민의 이동권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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