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수장·배수지 수돗물, 식품처럼 관리한다

부산시가 수돗물에 대한 시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정수장과 배수지 시설을 개선한다.

부산시는 수돗물 깔따구 유충 발생 신고를 계기로 수돗물 전 과정(생산·공급)에 대한 ‘유충 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했다고 16일 밝혔다.

시는 먼저 그간 행정적으로 관리해오던 정수장과 배수지의 수돗물을 ‘식품’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든 생산·공급 과정에서 위해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식품안전경영시스템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을 추진한다. 기존에는 ISO14001·9001은 환경·품질관리측면에서 정수장 중심으로 인증을 받아왔다.

정수장 및 배수지 성충 유입 억제 대책으로는 2022년까지 48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출입문, 창문 등에 미세방충망과 포충기를 설치하고 입상활성탄여과지 상부 밀폐를 위한 덮개도 설치한다. 또 입상활성탄여과지 하부집수장치 여과 기능 수리·보강 등도 시행한다.

민간에서 관리하는 아파트 저수조 및 가정용 물탱크 관리도 강화한다. 수도법에 따라 6개월 단위로 청소하는 아파트 저수조는 시설 관리자가 반드시 이를 이행하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가정용 물탱크 청소는 법적 의무가 없으나 시설 관리자에게 연 2회 이상 청소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보다 장기적으로 배수지확충을 통한 직결급수 확대 및 물탱크 철거사업도 지속 추진한다.



특히 최근 일부 가정에서 접수되는 유충 의심 신고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질전문가, 배관전문가, 해충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합동 역학조사반’을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7월 9일 인천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이후 부산에서도 176건의 유충 발생 신고가 접수됐다. 이 가운데 실제 시료를 확보한 건은 114건이고 나머지는 사진 또는 구두로 신고됐다. 확보된 114건의 시료를 분석한 결과 깔따구 8건, 모기 7건, 파리 16건, 나방파리 27건, 이물질과 유충 외 벌레 등이 56건으로 확인됐다.

시는 인천과는 달리 유충이 같은 지역에서 같은 시간대에 발생하지 않고 정수장에서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번 유충 발생의 원인을 여름철 장마에 성충들이 실내에서 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돗물 수질 관리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미량 유해화학물질 등을 위주로 했으나 앞으로는 원수에서부터 수도꼭지까지 전반적인 수질 관리를 강화하고 유충 유입에 대한 철저한 방지체계를 구축해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