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대통령 ‘공정’ 발언 파상 공세에...靑 “기본적 예의는 갖췄으면”

文 청년의 날 기념식 연설 두고 논란 지속

공정 37번 강조했으나 野 "자격 없다"

추미애 정국 속 文대통령 향한 공격 거세

靑 "진의 왜곡, 공정에 대한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정확한 표현을 보니까 ‘감히 공정을 입에 담느냐’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기본적인 예의는 좀 갖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이라는 단어를 37번이나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의 공방이 거칠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까지 초청된 당시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불공정’에 예민해진 청년층을 위로 했으나, 야당은 “(문 대통령이) 공정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이는 급기야 ‘예의 논란’으로 까지 번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앞서 ‘공정’과 관련한 다양한 논란들이 “성찰의 계기가 됐다”면서도 “공정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와 관련한 고민을 언급했으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병역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선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야권은 이에 대해 사흘째 맹공을 퍼붓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부끄러움이라고는 없는 정권’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정의당도 ‘공허하다’며 뼈 있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야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추 장관을 둘러싼 ‘자녀 특혜’를 대표적 불공정 사례로 꼽으며 “국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성토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당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정’을 37번 말했다는데 그간 불공정 사례가 여러 가지 있었을 것 아니냐”며 “그것을 하나라도 시정하면서 공정을 강조해야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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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 발언은 더 셌다. 주 대표는 맹자의 ‘수오지심’(羞惡之心·자기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남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을 인용하며 “조금이라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공정을 감히 입에 담을 수 없다”고 했다. 또 “정권을 맡고 있는 분들이 부끄러움이 없는 것 같다”며 “조국·추미애를 내세워 놓고 공정 37번 얘기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해 있다./연합뉴스


여권 입장에서 뼈 아픈 부분은 ‘한 때 동지’였던 정의당의 비판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공허하다. 공정이라는 키워드를 반복하면 할수록 더 추상적인 느낌이었다”며 “어떤 점에서는 정부가 청년들을 좀 불편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청년 문제의 본질에 대해 “사람들이 지나치게 공정 단어 자체에 집착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공정의 의미를 잘못 해석했다기보단 공감의 문제다. 본질적인 불평등에 대한 얘기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서 차별금지법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서 차별금지법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그러나 야권이 문 대통령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는 대한민국을 위해 정말 진지하게 공정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면서 “뜻이 있어야 길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공정에 대한 의지를 밝히시고는 더 나아가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 설명드렸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국민의 힘 주 원내대표가 ‘감히’ 라는 표현까지 쓰며 문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김혜린·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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