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내선 여객기에서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퇴원했다. 독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지 32일 만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를 치료했던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병원은 이날 성명에서 “환자(나발니)의 상태가 퇴원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호전됐다”며 나발니의 퇴원 소식을 알렸다. 병원 측은 나발니가 완전히 몸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심각한 중독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잠재적인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러시아 여객기에서 쓰러진 나발니는 독일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같은 달 22일 독일 베를린의 샤리테병원으로 이송됐다. 나발니는 입원 기간 32일 중 24일간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샤리테병원과 독일 당국은 나발니가 노비촉 공격으로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노비촉은 구소련이 군사 목적으로 만든 화학무기로 신경세포 간 소통에 지장을 줘 호흡 정지, 심장마비, 장기손상 등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게서 독극물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날 프랑스 매체 르몽드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발니가 스스로 노비촉을 흡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