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물류비 급등으로 무역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운데 한국 운송 서비스 수출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화주 상호 발전을 위한 상생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8일 발표한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 운송 서비스 수출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7%에서 2019년 2.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운송 서비스 수출 순위도 세계 5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선박 과잉으로 인한 운임 하락 등 대외환경이 악화되자 글로벌 선사들은 인수합병(M&A), 얼라이언스 협력 등을 적극 추진하며 경쟁력을 확대했다”며 “반면 국내 선사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선복량 및 노선 점유율이 감소하며 경쟁력 격차가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물동량이 회복되며 운임이 크게 오르고 일부 항로에 안정적인 서비스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무역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발 컨테이너 운임지수(CCFI)는 9월 11일 기준 949.48로 전주 대비 3% 증가했고, 2019년 평균 823.53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다. 글로벌 선사들이 수입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미주노선에 중국발 물량을 우선 배정하면서 국내 수출 업계는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무역업계와 물류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서는 국적선 적취율 제고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며 “미국, 중국 등에서는 정부가 나서 원유, 석탄 등 주요 전략물자 운송에 자국선 사용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전략 화물 운송 시 국적선 우선 고려를 유도하고 올해 도입한 ‘우수 선화주 인증제’ 기준을 완화해 해당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해운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선사들이 화주 서비스를 개선해 국적선 이용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물류 수요가 증가한 베트남 등으로 노선 증설, 항만 확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화주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선사들은 수출입 기업들이 물류를 효율화할 수 있도록 맞춤형 노선 발굴 및 서비스 개선에 힘쓰고, 화주들은 해외 마케팅시 선사 선택권을 외국 파트너에게 무조건 맡기는 관행에서 벗어나 운임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출입물류포털 등을 활용해 물류비 절감과 적기 운송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