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개혁은 임기가 1년 반 남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과제다. 그런 점에서 임금 삭감과 해고기준 완화 등을 골자로 한 ‘하르츠 개혁’을 통해 경제활력을 되찾은 독일의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하르츠 개혁에 나선 2003년을 기점으로 지난해까지 한국과 독일을 비교 분석한 결과 독일의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는 2003년 123개국 중 80위에서 지난해 162개국 중 38위로 42계단 뛰어올랐다. 반면 한국의 순위는 63위에서 144위로 81계단이나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의 청년실업률은 노동 유연화에 힘입어 10.2%에서 4.9%로 떨어졌지만 한국은 8.0%에서 8.9%로 올랐다. 노동시장 유연화가 청년 세대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수치로 보여준다.
문제는 대기업·공기업 중심의 귀족노조가 기득권 유지를 위해 노동 유연성 확대 논의를 원천 봉쇄하는 데 있다. 경제활력을 되찾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한 노동관계법을 바로잡아 노동 유연성을 확보하고 기업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 노조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운동장은 청년세대와 실업자·비정규직에 더 큰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다. 지금이라도 비정상적인 노동시장을 정상화해야 젊은층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