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역대 최대 적자국채 예산안, 거품 확 걸러내야

국회가 2일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555조8,000억원에 달하는 내년도 예산 심사에 착수했다. 내년 예산안의 가장 큰 문제는 대규모 재정지출을 위해 적자국채를 대거 발행한다는 점이다. 내년 적자국채 발행액은 차환발행분을 빼더라도 89조7,000억원으로 올해의 60조3,000억원보다 29조4,000억원(48.8%)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국채발행이 늘어나 올해 805조2,000억원인 국가채무도 내년에는 945조원으로 급증한다. 지난해까지 30%대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3.9%에 이어 내년 46.7%로 늘어난다. 정부는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지만 나라 곳간 사정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데 대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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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상황임을 인정하더라도 송곳 검증을 통해 거품 예산 등을 걸러내야 하는 이유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에 들어 있는 신규 사업 490개, 4조1,188억원 가운데 면밀한 재검토가 필요한 것만도 26개 사업, 1조1,062억원에 달한다. 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에 6,000억원을 출자해 뉴딜펀드를 조성하는 사업의 경우 모태펀드인 ‘스마트대한민국펀드’와 투자 대상이 중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어느덧 유명무실해진 점도 문제가 크다. ‘국가 정책적인 추진 필요성’을 이유로 올 들어 예타가 면제된 사업액이 9월 현재 30조원에 육박하지만 실제로는 선심성 지역사업인 경우가 많다. 이런 사업을 걸러내지 않으면 재정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하고 그 부담은 미래세대에 전가된다. 압도적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은 정부 예산안을 그냥 ‘패스’하는 거수기에 그치지 말고 철저한 예산안 심사로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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