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19·발렌시아)이 찔러주고, ‘월드 클래스’ 손흥민(28·토트넘)이 마무리하고….
한국 축구대표팀의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 기대되는 최고의 장면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15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각) 비너 노이슈타트 스타디움에서 멕시코와 맞붙고, 17일 오후10시 BSFZ 아레나에서 카타르와 대결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혀 있던 태극전사들이 A매치를 치르는 것은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이후 처음이다. 유럽파 등 핵심 자원을 포함한 완전체로는 지난해 11월19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치른 브라질과의 평가전 이후 1년 만이다.
벤투 감독은 1년 만의 원정을 위해 손흥민, 이강인, 황의조(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황인범(루빈 카잔),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 유럽파를 모두 호출했다. 더불어 원두재(울산), 정태욱(대구), 엄원상(광주) 등 U-23 자원들의 기량도 점검할 예정이다.
축구 팬들에게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만남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손흥민은 절정의 결정력을 과시하고 있다. 2020~2021시즌 12경기에서 10골 5도움을 작성 중이다.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1경기 4골을 몰아치는 등 정규리그에서만 8골을 터뜨려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 쟁쟁한 골잡이들과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에 오른 이강인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짧은 출전 시간에도 이번 시즌 도움 3개로 리그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뛰어난 왼발 킥과 플레이 메이킹 능력을 앞세워 정교한 침투 패스로 골 기회를 만들어낸다. 최근 레알 마드리드전에 선발 출전해 골대를 강타하는 등 81분간 활약하며 4대1 대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만나는 멕시코와 카타르는 ‘악연’이 있는 상대들이다. 멕시코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에 1대2 패배를 안겨 조별리그 탈락에 결정타를 날렸다. 역대 전적에서도 4승2무7패로 열세다. 카타르는 지난해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벤투호에 출범 이후 첫 패배를 안겼던 팀이다. 이들 두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했던 ‘캡틴’ 손흥민은 멕시코·카타르전 설욕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12일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가진 대한축구협회(KFA)와의 인터뷰에서 “두 팀 모두 큰 대회에서 경기를 치러 우리에게 아픔을 줬다”면서 “훈련을 시작하면서 선수들에게 이번 두 경기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설명해줬다. 나도 두 팀 모두 이기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그는 “설레는 기분을 느끼려고 대표팀에 오는 건 아니다”라며 “많은 팬이 대표팀 경기를 기다렸고 모처럼 유럽에서 소집된 만큼 좋은 경기로 찾아뵙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은 이날 코로나19 확산 탓에 미뤄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내년 3월과 6월에 치른다고 밝혔다. 2차 예선 H조에 속해 4경기를 남긴 한국은 내년 3월 투르크메니스탄과 홈 경기, 스리랑카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6월에는 북한·레바논과 홈 2연전을 펼칠 예정이다. 한국은 앞선 4경기에서 승점 8을 획득, 한 경기를 더 치른 투르크메니스탄(승점 9)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각 조 2위까지 3차 예선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