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에 열린 세미나에는 현역 유명 웹툰작가인 최해웅·김성모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최 교수는 네이버에 ‘펀브로커’를 연재하며 인기를 끌었고 미국·중국·일본·한국에 웹툰 ‘파동’을 동시 연재하며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김 교수는 럭키짱’, ‘강안남자’ 등 수많은 대표작을 자랑하는 현역 최고의 웹툰 작가로 현재 와이즈유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먼저 최 교수는 글로벌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방안으로 장르의 다양성을 꼽았다. 그는 “글로벌 콘텐츠는 사상과 종교, 문화를 넘어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대부분 국내 작가들은 혼자서 고민해 작품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직접 겪은 일화도 전했다. 중국 한나라의 명의(名醫)인 화타(華?)의 삶을 그리기 위해 2년 간 취재하고 홀로 공부할 때였다. 최 교수는 “오랜 기간 공부했는데 화타를 기록한 사료 자체를 찾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만약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전문가와 협업한다면 웹툰 작품의 질과 제작시간 절약 등 여러 측면에서 이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웹툰과 인문학의 공동작업에 대해 김 교수도 크게 공감했다. 김 교수는 “인문학은 사료의 해석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데 도움을 준다”며 “절망과 좌절을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작가가 표현한 작품에 많은 독자가 감동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중국·일본 등 글로벌 시장의 현황, 논어·장자 등 고전의 활용 가능성, 삼국지·초한지 등 대중적 스토리의 웹툰 제작 가능성, 협업 주체에 대한 논의, 웹툰과 인문학 각각의 수요자 성향 등에 대한 열띤 논의가 오갔다.
세미나에 참석한 부구욱 총장은 “인문학은 인간내면의 깊이 있는 이해를 지향하는 학문이고 웹툰은 오락물로써 대중문화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며 “웹툰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문화 콘텐츠이므로 인문학계와 웹툰 산업계 사이의 협력체제가 구축돼 K-웹툰의 시대를 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