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바다 위에 새들은 갈 길이 바쁘다.
사진 속의 풍경은 마치 멈춘 듯 한 모습이지만 실제로 자연환경은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면서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자 과학의 원리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 자연은 절대자의 영역으로 인간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렇다면 인간은 언제부터 우주와 자연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했을까. 우주와 인간의 탄생 그리고 과학과 수학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강의가 열렸다.
물리학자 장형진 과학하는 인간 대표가 고인돌 2.0 강좌 ‘세상을 이해하는 과학과 수학’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이성의 여명, 2강 과학혁명, 3강 운동과 뉴턴역학, 4강 파동의 이해, 5강 전자기학과 빛 등으로 진행된다. 첫날 강의 ‘이성의 여명’에서 장 대표는 문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기원전 1만 년 전 빙하기가 끝나자 지구에서는 생명체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유지되지요. 수렵과 채집활동을 거쳐 기원전 4,000년경에는 도시가 이미 생겨났죠. 농사로 인해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명의 발달이 가속화됩니다.”
장 대표는 문자의 발명 이후 그리스 등으로 확산된 문명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고대 그리스 시대 밀레토스지역에서 스스로 자연을 해석해 보자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영역에서 자연을 한번 이해해 보자는 시도가 조직적으로 나타났어요. 그때 ‘만물의 근원이 물이다’라는 주장을 한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탈레스가 등장하게 됩니다.” 그는 일식을 예측할 정도로 체계적으로 사고했던 밀레토스 학파에 대한 간략하게 설명한 다음 이성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리스 자연철학자들에 대해 설명을 이어나갔다. 플라톤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물불흙공기)주장 그리고 그의 영향력에 대해 소개했다. “동물 해부를 50종 이상 했고, 500종 이상의 동물을 관찰해서 최초의 생물계통학을 정립하고, 역학이론을 밝혔으며 연금술에 대한 생각도 했습니다.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세에 이르기까지 약 2000년간 서구사회의 전통적인 사고를 지배했던 최고의 지성이자 학자였습니다. 17세기까지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서양 지성사회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절대자의 권한이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딛고 인간 스스로 생각하던 시기가 이성의 여명기라고 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과학과 수학이 어떻게 출발해 오늘날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 강의를 이어간다.
한편 이번 강의는 지난 10월 26일 공개된 ‘고인돌2.0’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고전 인문 아카데미 ‘고인돌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인문 교육 사업으로 8년째 운영하고 있다. 올해 는 코로나 19의 팬데믹으로 직접 강의실을 찾아가는 대신 전문가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한다. 특히 올해 ‘고인돌 2.0’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새로운 형식으로 강의를 기획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중고등학생들이 인문학에 관심이 커지고 있어 중고등학교 교과목과 연계한 프로그램과 일상 속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아울러 인문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려는 성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의도 풍성하다. 2020년 ‘고인돌 2.0(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사업은 SK이노베이션, 한화생명, 농협생명, 교보생명, DB손해보험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