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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11번가 지분 인수해 국내 진출

한국 시장 연착륙하기 위한 방안

사실상 11번가 '프리 IPO'에 참여

11번가, 아마존 등에 타고 해외 진출 노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제공=SK텔레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017670)이 세계 최대 e커머스 기업 미국 아마존과 ‘혈맹’을 맺고 글로벌 유통플랫폼에 도전한다.

SK텔레콤은 16일 아마존과 e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e커머스 자회사 11번가에 대한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11번가의 기업공개(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11번가에 총 3,000억원을 투자해 전환우선주(CPS)로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CPS는 만기가 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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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한국 e커머스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지분 인수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가 투자한 쿠팡과 미국 이베이의 옥션·지마켓이 1, 2위를 달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공룡’까지 더해지면 해외 자본의 국내 시장 침식 등 다양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11번가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 이 같은 비난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일방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SK텔레콤과 합리적인 협업 관계로 진입했다”며 “SK텔레콤이 어느 정도 칼자루를 쥘 수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11번가에 대한 SK텔레콤의 최대 주주 지위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영향력 측면에서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아마존과의 시너지로 11번가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아마존이 사실상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 참여할 정도로 11번가의 가치가 검증됐기 때문이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 업계 4위인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을 통해 해외 직구에 따른 관세 부과, 언어적 문턱을 낮춘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지난 2018년 11번가가 국민연금 등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을 때 증권업계에서 기업가치를 2조5,000억~3조원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나아가 SK텔레콤의 ICT 플랫폼 가치 재평가 기회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마존 협력 논의는 대형 호재로 판단한다”며 “2021년 중 관련 협의가 성사될 경우 11번가의 가치 재평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유통 노하우를 이식해 글로벌 진출 실패 경험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11번가는 지난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과 터키에도 진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동남아에서는 지난해 완전히 철수했고, 터키에서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1번가는 글로벌 e커머스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태·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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