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훈장(Olympic Order)’을 받았다.
1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 신주쿠 올림픽 박물관에서 아베 전 총리를 만나 올림픽 발전에 이바지한 인사에게 주는 올림픽 훈장 금장을 수여했다. 일본 총리 출신이 1975년 제정된 올림픽 훈장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전 총리는 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내년으로 연기된) 2020 도쿄 올림픽을 애타게 기다리면서 (이 대회를) 성공하게 하려고 애쓰는 모든 일본인을 대표해 받는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 열릴 도쿄올림픽은 “어떠한 좌절을 겪어도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높은 품격을 기리는 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아베 전 총리에 감사의 말을 전하며 “당신(아베 전 총리)이 슈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올림픽 스타디움 한가운데에 나타난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후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폐회식에서 일본의 유명 게임 캐릭터인 슈퍼마리오로 분장하고 나오는 깜짝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아베 전 총리는 2012년 12월 제2차 집권에 성공한 뒤 곧바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에 나섰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의 2020올림픽 후보지 프레젠테이션에도 직접 참여했다. 당시 그는 2년 6개월 전의 폭발사고로 당시 국제사회의 우려가 집중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성 물질 누출 문제에 대해 ‘언더 컨트롤(Under Control)’이란 영어 표현으로 ‘잘 통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파해 도쿄도(都)의 유치 작업을 지원했다.
올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해지자 바흐 위원장에게 1년 연기를 제안해 성사시켰다. 하지만 지난 8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 등을 이유로 조기 사임해 임기 내 올림픽 개최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됐다. 아베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명예 최고고문을 맡으며 올림픽 관련 활동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