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저평가·배당·자회사 실적 '부각'…대형 지주사 상승 시동거나

이달 롯데지주 19%·SK 17.5% 올라

7곳 평균 PBR 0.63·배당수익률 4.1%

기업별로 주가 끌어올릴 재료 풍부

돌아온 외국인 매수세 유입도 뚜렷




SK(034730)·LG(003550)·롯데 등 국내 대형 지주사의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동안 계열사 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데다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SK의 주가는 17.53% 상승했다. 올해 6월 SK바이오팜의 상장과 맞물려 계열사에 대한 가치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가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최근 들어 다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LG 주가도 이달 1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롯데지주(004990)(19.01%), 한화(000880)(8.73%), GS(078930)(11.82%)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승세는 덜하지만 CJ(001040)(4.87%)와 두산(000150)(4.94%)도 오름세다.


지주사 주가가 최근 반등을 시도하는 것은 하반기 들어 약세를 보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회복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당해 주가가 ‘싸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SK 주가는 하반기 들어 지난달 말까지 32.79% 하락했으며 롯데지주는 10.13% 떨어졌다. CJ(-11.94%), GS(-8.97%), LG(-4.78%)도 약세를 보였다. 두산(22.63%)과 한화(8.58%)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들의 주가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지만 계열사 대비 오름폭은 훨씬 덜했다. SK·LG·롯데지주·GS·한화·CJ·두산 등 7개 대기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3으로 코스피 상장사 895곳의 평균(1.54)에 미치지 못한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등하는 종목들이 많았던 시기에는 지주사에 투자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했을 것”이라며 “여기에 상승 모멘텀이 적어 투자심리가 약해져 소외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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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돌아오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이들 지주사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외국인이 493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SK는 이달에 들어 7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GS도 이달에만 1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두산도 지난달 3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다가 이달에는 20억원의 순매수로 돌아섰으며 롯데지주 역시 지난달 36억원 순매도에서 이달 102억원 순매수로 방향이 바뀌었다.

아울러 대형 지주사의 경우 ‘오너’의 지분이 많아 배당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도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매수세가 옮겨오는 이유로 꼽힌다. 7개 대기업 지주사의 배당수익률은 4.18%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895곳의 평균 배당수익률(1.76%)을 앞선다.

기업별로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재료도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SK는 중국물류회사 ESR 등 기존에 투자했던 기업들의 성과가 양호한데다 내년에는 자회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고 있으며 LG는 풍부한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가능성과 계열사들의 실적 호조가 눈에 띈다. 한화 역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3·4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4·4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 대해 “한화건설 이라크 주택사업 지연, 무역 부문 구조조정 비용 반영 등에도 상장 자회사들의 실적이 성장하면서 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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