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고 정치권 복귀에 대한 신호를 보내자 여권이 즉각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 전 의원은 18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책임감을 갖고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결심을 하면 말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에 여권 내에서 아들의 초고가 빌라 의혹, 고급빌라 소유, 경선 패배 전적 등이 거론되며 ‘금태섭 두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8일, 당내에서 “20대에 불과한 두 아들이 무슨 재주로 서울 강남 노른자위의 수십억짜리 빌라를 소유하고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민주당은 1999년생, 1994년생 두아들이 각각 16억원이 넘는 재산(예금 각 8억7000만원, 빌라 지분 각 7억여원)을 보유했다는 금 전 의원의 재산신고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금 전 의원은 19일 “돌아가신 장인께서 2015년 말 집을 한 채 증여하셨는데, 장인의 뜻에 따라 가족이 집을 공동 등기한 것이다. 당연히 증여세를 모두 냈고, 이 집은 전세를 주었다”며 “아들의 8억여원의 예금은 전세금을 나눠 가진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의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자식의 증여세를 대신 납부해 준 ‘그 돈’도 증여에 해당해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게 바로 금수저 ‘아빠찬스’다”라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이 2019년 말 신고한 재산은 80억3913만원으로 여기엔 50억원 넘는 부동산이 들어 있다. 공직자 재산신고의 경우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기에 시가로 반영할 경우 금 전 의원 재산은 100억원이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부의 대물림을 받았다는 지적도 받았다. 김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은 다른 청년들에게는 공정한 사회를 힘주어 말하고, 자기 자식에게는 고급빌라 지분과 수억 원의 현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서울시장 자격은 없지만, 국민의힘 입당 자격은 확실히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 당시 금 전 의원이 조 장관을 향해 “자식 문제에서 자유로운 부모가 어디 있고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조 후보자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 “만약 후보자가 이대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된다면 그 친구들이 어떤 상처를 입을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나 가치관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낄지 저로서는 참으로 짐작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 전 의원의 비교적 약한 정치적 기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선거도 이겨 본 사람이 또 이긴다”며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금태섭이 나오면 너무 쉬운 게임”이라고 적었다. 이어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이긴 강선우 의원을 내보내면 된다”는 것. 금 전 의원은 21대 총선 서울강서갑 후보공천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경선자격을 획득했지만 정치신인 강 의원에게 패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인이 선거에 출마하는 걸 가지고 트집 잡을 일은 아니다”면서도 “당원들한테 공격도 받고 비판도 받고 그랬는데 민주당원들에 대한 반감으로, 민주당 공격으로 정치를 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지했다. 이어 “(욱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정치가 꽤 많은데 한번도 성공해 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