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088350)이 대주주 거래제한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았다. 특히 금융 당국은 한화생명이 계열사인 갤러리아 타임월드 면세점에 약 80억원 규모의 특혜를 주는 등 고객자산을 운용하는 보험사로서 선관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다.
20일 금감원이 공개한 ‘한화생명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제재내용 공개안’에 따르면 금감원은 한화생명에 대해 기관경고, 과징금 18억3,400만원, 과태로 1억9,950만원을 부과했다. 또 임원 3명에 대해선 문책경고 및 주의적 경고조치를, 9명의 직원에 대해 감봉·견책 등의 조치를 취했다.
가장 문제가 된 건 한화생명이 보유한 63빌딩에 2015년 갤러리아 면세점을 입점시키는 과정에서 80억1,800만원 규모의 금전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한 점이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직·간접적으로 보험사의 대주주에게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해선 안 된다. 그러나 한화생명은 한화그룹이 면세점 사업권을 취득하자 면세점 입점을 위해 기존 임차인을 중도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72억2,000만원의 영업중단 손실 배상비용 등을 전부 부담했다. 또 4개월여의 면세점 입점 준비기간 발생한 관리비 약 8억원을 신규 임차인인 갤러리아에 청구하지 않았다. 제재심의 과정에서 한화생명은 임대료 인상을 통해 손실액을 보전했다고 주장했으나 당국은 물가상승에 따른 임대료 인상일뿐이며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자회사와의 부당 거래도 문제가 됐다. 한화생명 사옥인 63빌딩 관리를 대행하는 63시티에 사옥관리 수수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계약상의 용역서비스와 무관한 한화 계열 공익법인에 대한 기부금 약 11억원이 포함된 데 대해 금감원은 자회사에 대한 유·무형의 자산을 무상으로 제공한 행위에 해당, 보험업법 위반으로 봤다.
이밖에 4,734건의 보험계약에 대한 약 21억원의 보험금 과소 지급, 18건의 보험계약 부당 해지 및 보험료 과소 반환, 위험관리책임자 운영 규정 미준수 등이 함께 적발됐다.
중징계가 확정되면서 한화생명은 1년간 감독 당국 등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징계와 관련해 한화생명은 “타임월드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기간은 10년 장기, 임대료를 고정액으로 체결해 기존 임차인에 대한 손해배상금 지급을 감안하고서도 큰 수익을 얻는 상황이었다”며 “일련의 거래는 전체적으로 한화생명에게 큰 이익이 될 것으로 한화생명에게 큰 이익이 될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손해배상금 및 관리비 부분만을 전체거래에서 분리하여 자산의 무상 제공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타임월드의 면세점 사업권 반납으로 임대공간의 공실이 불가피해 추가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일부의 의혹에 대해서도 한화생명은 “타임월드의 면세점 특허 반납으로 면세점 공간은 현재 공실이나, 타임월드는 특허권 반납과 상관없이 여전히 한화생명에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어 추가손실을 입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