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최대 대목인 연말, 영화계는 진정한 한파를 맞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극장가는 다시 바짝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배급사들은 연말을 맞아 공유, 박보검, 류승룡 등 톱배우들이 출연한 영화들을 내놓을 예정이었으나 다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10월 극장가는 반짝 활기를 찾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됐고, 영화진흥위원회가 6,000원 할인 쿠폰을 발행해 차츰 관객들이 극장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여기에 신작 영화가 대거 개봉해 10월 동안 464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상황은 뒤집어졌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63명을 기록했다. 지난 15~17일 나흘 연속 확진자수가 200명대를 나타냈고, 18일부터 300명대를 넘어섰다. 이에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됐다.
결국 극장가는 지난 7일부로 해제했던 ‘좌석 띄어 앉기’를 다시 시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극장 관객이 지난해의 30%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에서 다시 좌석 띄어 앉기를 시행하게 되면서 극장은 직격탄을 받게 됐다. 일별 평균 10만명이 채 미치지 못하는 관객수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연말 대목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다시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극장 성수기인 12월 개봉을 두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공유, 박보검의 만남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서복’은 12월 초 개봉을 목표했으나,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또한 12월 개봉을 예정했지만, ‘서복’과 마찬가지로 개봉 일자를 확정하지 않았다. 두 작품 모두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인 만큼,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며 개봉 일자를 잡으려는 입장이다.
반면 정우, 오달수 주연의 ‘이웃사촌’은 12월 개봉 변경을 논의했지만, 개봉을 앞두고 날짜 변경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오는 25일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한지민, 남주혁이 출연하는 ‘조제’ 또한 예정대로 다음 달 10일 개봉한다. 당초 6월 개봉을 목표로 했던 할리우드 대작 ‘원더우먼 1984’는 크리스마스 개봉을 확정했다.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에 극장가는 재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12월 개봉작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밀렸던 작품들이 내년에도 선보여질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에서 영화계의 고심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