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모 기소에 부인 수사...'윤석열 퇴출압박' 본격화

檢, 秋지시후 한달만에 재판 넘겨

측근 윤대진 친형 의혹도 조사중

법무부는 尹 대면감찰 시기 조율

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이 ‘요양 병원 부정 수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74) 씨를 재수사 끝에 재판에 넘겼다. 최 씨가 검찰 수사로 기소된 것은 올 3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불법 협찬금 수수 의혹’ 등 각종 수사도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수사와 법무부 징계 요청, 직무 배제 등이 줄을 이으면서 윤 총장 퇴출 압박이 한층 거세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수사와 징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이른바 ‘윤 총장 옥죄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순배 부장검사)는 24일 최 씨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윤 총장의 가족·측근 의혹 수사팀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지 한 달 만이다. 이날 기소는 공교롭게도 윤 총장이 사회적 약자 범죄를 수사한 검사들과 두 번째 오찬을 갖는 등 내부 결속 행보를 보이는 와중에 이뤄졌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지난 2012년 11월 동업자 구 모 씨와 의료 재단을 세우고 경기도 파주에 A 요양 병원을 설립했다.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 기관이 아닌데도 2013년 5월부터 2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 급여 22억9,000만여원을 부정 수급했다가 적발돼 최 씨 동업자 3명이 의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공동 이사장이었던 최 씨는 2014년 5월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 면제 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 초 사업가 정대택 씨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이 최 씨와 윤 총장, 부인 김 씨까지 각종 협의로 고발하면서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수사 결과 최 씨가 불법 요양 병원을 개설·운영하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최 씨가 당사자들 사이에서 책임 면제 각서를 작성했다고 하지만 범죄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다만 검찰은 정 씨가 윤 총장 부인 김 씨를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서는 각하했다. 윤 총장이 장모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일부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윤 총장 가족·측근 등 수사를 통한 사퇴 압박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모를 둘러싼 수사는 마무리됐지만 부인이나 측근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2부는 전시 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불법 협찬금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두 사건 모두 윤 총장 부인인 김 씨가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는 윤 모 전 세무서장 뇌물 수수 사건 및 사건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윤 씨는 윤 총장 측근으로 알려진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의 친형이다.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아 조만간 검찰이 결론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더해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요청, 직무 배제 조치를 단행했다. 추 장관의 법무부와 이성윤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이 징계·수사로 윤 총장에 대한 일명 ‘쌍끌이’ 압박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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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이미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사건을 다시 파헤쳐 기소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현직 검찰총장 주변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하고 동시에 법무부에서 징계 등이 함께 이뤄지는 부분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계자들은 이어 “수사와 징계까지 사실화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은 절정에 이르고 있다”며 “대검도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양측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덕·손구민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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