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당이 3차 재난지원금을 본예산에서 처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일축한 데 대해 “어떤 자세를 갖느냐의 문제”라고 24일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해지자 내년도 예산안에 3조 6,000억 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해야 한다며 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가 발표한 대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면 어떤 경제적 결과가 나올 것인지 뻔히 보이지 않느냐”며 “지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결국 1월까지 가서 재난지원금 관련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예측할 수 있으면 본예산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재난지원금)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못을 박았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이날 의원총회 후 3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코로나19의 지속으로 가장 극심한 피해 받을 계층에 대한 지원금으로 산정하고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의 핵심 정책인 ‘한국판 뉴딜’ 예산 등을 통 크게 감액해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 사업에 등 정부가 제출한 2021년도 본예산은 555조 8,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21조 3,000억 원이 한국판 뉴딜(NewDeal) 사업에 소요될 예정이다.
이런 맥락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본예산으로 3차 재난지원금 예산을 처리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재난지원금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3차 재난지원금을) 일주일 내 결정해서 예산안에 태우는 일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일축했다. 이어 “우선 내년 예산안 556조 원을 다음 달 2일까지 마치고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를 하면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본예산 처리를 별도로 마친 후 재난지원금 확보가 필요한 경우 추경이 논의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그러나 올해 이미 4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킨 만큼 여당 내에서도 본예산 처리에 손을 드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상황에서 연말이 지나고 나면 경제가 더 심각하게 나빠질 것”이라며 “내년 1월에 가서 또 추경을 편성하는 것보다는 지금 편성 중인 본예산에 3차 재난지원금을 미리 편성해 놓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단, “정말 다급해지면 4차 재난지원금을 추경으로 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