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이 25일 일본을 거쳐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전용기를 사용해 저녁 8~9시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왕 부장은 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오찬 겸 회동을 가진 뒤 저녁엔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27일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박병석 국회의장 등을 차례로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 부장은 미중 갈등 속에 한국이 미국 쪽에 너무 치우쳐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전선을 앞세운 대(對)중국 압박을 예고하면서 미국의 동북아시아 안보 축인 한국, 일본과의 관계를 미리 다져놓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왕 부장은 이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정부의 입장에 따라 구체적 일정이 잡힐 수도, 잡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심각해진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큰 걸림돌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 주석 방한 자체도 위험하지만 시 주석이 오더라도 ‘한한령(限韓令)’ 완전 해제라는 선물의 정치적 효과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북미대화를 내년께는 반드시 성사시켜야 하는 한국 정부 입장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전 시 주석의 방한은 미국 정부 설득에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앞서 왕 부장은 10월에도 한 차례 방한을 추진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이 취소되자 자신의 일정도 연기한 바 있다. 왕 부장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8월 한국을 찾았다.
한편 왕 부장 방한과 함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도 내달초 다시금 한국을 찾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스 웡 미국 대북특별부대표도 동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1월20일로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한반도의 안정적 상황 관리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7월초에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