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핵심 감염집단이 없는 상태로 사람과 사람이 접촉하는 대부분의 일상 공간에서 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바이러스 전파가 용이해지는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로 확진되기 전까지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20∼30대 감염자의 증가라는 요인까지 합쳐져 확진자가 어느 수준까지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26일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신규 확진자는 553명으로 전날보다 201명이 늘었다. 500명대 신규 확진자는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당시인 3월 3일(600명) 이후 268만의 최다 기록이다.
최근의 양상을 보면, 가족 모임과 지인 간 친목모임,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과 학원 등 교육시설, 교회 등 일상생활 공간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방문한 음식점에서 지인이 감염되고, 이 감염이 고시학원과 사우나로 퍼진 데 이어 산악회와 다중이용시설, 직장 등에서 다시 전파되는 등 한 번의 노출로 수십 명이 감염되는 사례가 하루에도 몇 건씩 나오고 있다.
앞선 유행에서는 특정한 집단에서 환자가 다수 나왔기 때문에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여러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환자가 나오고 있어 밀접접촉자를 파악하고 격리하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역학조사가 놓친 밀접접촉자가 한두 명씩 누적되다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대규모 집단감염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환자가 한 명 나와서 주변을 검사해보면 한꺼번에 몇십 명씩 환자가 더 발견된다”면서 “그간 전국에 감염자가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확증하는 것이며, 8월 수도권 중심의 2차 유행보다는 이번 유행의 규모는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준 질병관리청 역학조사팀장도 “확진자 발생 양상과 장소, 확진자 간의 관계를 봤을 때 일상생활을 통한 전파가 지금도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집단감염당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2∼3차 전파에서 끝나지 않고 또다시 지인과 직장동료 등으로 n차 전파 고리가 이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장덕진 인턴기자 jdj132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