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 마지막 계열분리 스타트…구광모, 실용주의 인사로 혁신 추구

LG그룹, LG상사 등 5개사 신설지주 설립

실용주의 중시 구광모, 신구조화 꾀해

부회장단 유임…신규 임원은 '젊은 피'로

최연소 임원에 83년생 지혜경 상무

순혈주의 탈피 노력도 지속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LG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제공=LG



LG(003550)그룹이 LG상사(001120)와 LG하우시스 등 5개 사로 구성된 신규 지주회사를 설립한다.

이를 통해 기존 ㈜LG와 신규 지주회사가 독립 경영을 한 뒤 향후 LG그룹과 구본준 ㈜LG 고문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한다.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LG상사·실리콘웍스·LG하우시스·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는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하며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 모두 현재의 지주회사와 상장회사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LG의 자회사 출자 부문 가운데 상장 자회사인 LG상사·실리콘웍스·LG하우시스 및 비상장 자회사인 LG MMA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LG가 약 0.912, ㈜LG신설지주가 약 0.088이다. ㈜LG신설지주는 구 고문과 송치호 LG상사 고문을 대표이사로,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이사진으로 구성해 내년 5월부터 독립적인 경영에 나선다.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는 안정 속 혁신을 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권영수 ㈜LG 부회장을 비롯해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051910)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사장과 사업본부장급 인사는 124명에 달하는 신규 임원 승진에 비해 소폭이었다. 사장 승진 명단에는 부사장이었던 이상규 한국영업본부장과 손보익 실리콘웍스 대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이방수 ㈜LG CSR팀장이 이름을 올렸다. 오는 12월 새롭게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최고경영자(CEO)로는 김종현 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이 낙점됐다. ‘젊은 피’인 40대와 여성을 대거 기용한 이번 인사는 조직에 쇄신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 임원을 역대 최대 규모인 15명까지 뽑아 그룹 전체 여성 임원의 수를 51명까지 늘렸다. 특히 올해 임원이 된 여성들은 전략·마케팅은 물론 기술, 연구개발(R&D), 생산 등 다양한 직무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LG디스플레이와 LG유플러스(032640)는 올해 최초의 여성 전무를 배출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모습 /서울경제DB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모습 /서울경제DB


구광모, 45세 이하 젊은 임원 대거 발탁...“안정 속 혁신”

45세 이하 신규임원 24명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


이방수 (주)LG·이상균 전자 사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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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실용주의’가 올해 LG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지배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LG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45세 이하의 젊은 임원들을 대거 기용하는 동시에 주력 계열사를 노련하게 이끈 부회장·사장 등 최고경영진을 유임하며 신구 조화를 꾀했다.

26일 LG그룹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총 177명의 승진 인사와 함께 4명의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급 경영진을 새롭게 선임했다. 최고위급 경영진인 권영수 ㈜LG 부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유임됐다. 계열사 CEO 대부분은 유임됐다.

특히 구 회장의 색채가 드러나는 지점은 임원 승진 규모와 임원의 나이다. 올해 LG그룹 인사에서 상무로 임원 명단에 새로 오른 이는 124명.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 신규 임원에 선임됐던 106명보다 18명 늘었다.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부회장·사장단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규 선임된 이들의 나이도 대폭 내려갔다.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젊은 총수를 보유한 그룹답게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24명에 달한다. 주요 계열사인 LG전자(066570)는 신규 임원 가운데 지난 1970년 이후 출생 비중이 지난해 57%에서 올해 72%까지 확대됐다. 올해 최연소 임원은 여성인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로 1983년생이다.

LG가 25~2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왼쪽부터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사장, 이방수 ㈜LG CSR팀장 사장. /연합뉴스LG가 25~26일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왼쪽부터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사장, 이방수 ㈜LG CSR팀장 사장. /연합뉴스


아울러 LG그룹은 조직 내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 올해 지속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외부 인재를 영입해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있다. 윤형봉 티맥스소프트 글로벌 사업부문 사장을 LG CNS 최고전략책임자(부사장)로,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코리아 대표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부사장)으로 선임하는 등 총 23명의 외부 인사를 모셔왔다. 구 회장이 취임한 해인 2018년에는 13명, 이듬해인 2019년에는 16명이 외부에서 임원으로 영입됐다.

이번 인사는 ‘선제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자’는 구 회장의 평소 소신에 충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최근 각 계열사 사업 보고회에서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성장이 중요하다”면서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키워나가야 한다”며 적합한 인물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 끝에 발탁된 신임 임원들은 구광모호(號)의 ‘뉴 LG’를 곳곳에서 구현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래 준비의 기반인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클라우드 등 LG가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T) 영역에서 성과를 낸 인재들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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