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연이은 부실 펀드 논란을 비껴가며 자산 관리(WM) 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요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가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씨티은행은 자산 관리 고객과 투자 상품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데 성공했다. 씨티은행은 내년에도 차별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위해 대안투자펀드·신종자본채권 등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불완전 판매 예방에 더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2015년 11월 첫 WM센터를 선보인 후 현재 전국에 총 7곳의 WM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씨티은행의 최상위 자산 관리 고객층은 64%, 투자 상품 규모(AUM)는 20% 성장했다. 특히 씨티은행은 지난해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시작으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부실 사모펀드 대란에서도 무풍지대로 부각되면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은 WM 고객을 맞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WM 명가’의 뒤에는 엄격한 투자 상품 선정 프로세스가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상품 론칭 프로세스가 워낙 엄격해 ‘다른 금융기관에서는 다 파는 최신 유행 상품이 없다’는 불만을 듣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씨티은행의 상품 선정 능력이 탁월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신설한 투자자문부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었다. 씨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리서치, 포트폴리오 리뷰, 외환 투자 전략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고객 한 명의 자산관리를 담당한다. 내년에는 골드 고객의 투자 상품 리뷰를 전담하는 ‘투자상품 카운슬러’ 제도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고객의 특성과 투자 경험에 따라 취급할 수 있는 상품을 제한해 불완전 판매도 원천 차단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앞으로의 금융시장은 글로벌 저금리 및 이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기회’와 정치적 불확실성, 경기 둔화와 같은 ‘위험’이 공존하는 만큼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보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차별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