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저녁 장사' 반토막…코로나에 불꺼진 식당 는다

서울 자영업 지난주 매출 30%↓

야간영업은 10~20%P 더 큰 타격

치킨집 "하루 3만원 팔아" 한숨

운동시설·학원도 하락폭 가팔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저녁 장사’가 사라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직장인들이 퇴근 후 즐겨 찾는 음식점이나 술집, 카페, 피트니스 시설 등이 정상영업을 못하면서다.

휴일의 시작인 금요일 저녁마다 즐기는 ‘불금’ 마저 식어가고 있다.




2일 전국 65만 자영업자의 매출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11월23~29일) 광화문 일대 종로구 유흥업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종로구 지역 술집 포함 식음료 업종은 같은 기간 30% 매출이 떨어졌다. 중구와 신촌, 홍대 등 대학가가 밀집한 마포구 지역 식음료 자영업자 역시 각각 33%, 29% 매출이 하락했다. 전국 식음료 업종으로 따지면 이들 자영업 매출은 34% 감소했다. 문제는 최근 4주간 하락 폭이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매출이 평년 대비 20%만 빠져도 적자란 점에서 사실상 한계 상황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수도권 자영업자의 매출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서울 지역 주요 자영업자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 감소해 올 들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경기지역 자영업자 매출 역시 23%나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주야간 업종을 모두 포함한 수치로 병원이나 동네마트, 잡화점 등 낮 시간에 주로 영업을 하는 주간 업종을 제외하면 야간 자영업의 매출 하락 폭은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데이터 관계자는 “주간 자영업과 달리 야간 자영업은 오후 9시 이후 영업 중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규제에 따라 매출 하락 폭이 더 크다”며 “지난 9월 이후 야간 자영업자의 매출 하락 폭은 주간 자영업자보다 10~20%포인트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9월 첫째 주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이 기간 야간 자영업자 매출은 40% 가까이 하락했다. ‘저녁 장사’가 거의 안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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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첫 손님이 마지막 손님, 하루 매출 3만원 같은 믿기 힘들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며 “배달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나가는 수수료 등으로 차 떼고 포 떼고 나면 하루에 5만원 건지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금요일 저녁을 의미하는 ‘불금’도 사라지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가에 위치한 술집을 운영하는 B사장은 “불금은 옛말이 됐다”고 말했다. 금요일 저녁 매장을 들러보면 손님은 온데 간데 없고 사장인 자신과 직원, 알바생 등 4명이 멀뚱멀뚱 서서 눈치만 보는 분위기가 계속 되고 있다고 한다. 매년 연말 대목으로 한창 붐벼야 할 매장이 직원들만 있는 어색한 공간이 됐다는 것이다. 부산 수영구에 있는 호프집을 경영하는 C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어렵다던 시기에도 간혹 하루 1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 금요일(11월27일)에는 연말인데도 하루 매출이 20만원에 그쳤다”고 한숨을 쉬었다. 낮 장사냐, 저녁장사냐에 따라 자영업자간 매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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