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도 대부분이 믿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사후 세계관이 성서에 기반한 개념이 아니라면? 도발적인 관점으로 초기 기독교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이런 단일한 사후 세계관이 기독교에 존재했던 적이 없고, 서로 경합하는 다양한 관점들이 필요에 따라 채택되어왔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유대인들의 ‘하나님이 내리는 상과 벌을 포함한 정의는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부활 전, 죽음 바로 직후에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는 믿음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천국과 지옥이라는 세계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은 길가메시 서사시부터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우구스티누스 신국론 등을 방대하게 검토해 죽음과 사후에 대한 익숙한 생각들에 물음표를 던진다. 2만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