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가, 8년 모신 아베와 거리두나”…검찰 소환 직면한 아베

아베, 벚꽃모임 관련 의혹에 참고인 신분 조사 앞둬

일각서 "스가, 아베 영향력 벗어나려 해"

자민당서도 "아베 존재감 저하 불가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교도연합뉴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벚꽃을 보는 모임’ 관련 의혹으로 검찰 소환에 직면하면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아베 전 총리와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임했던 아베 전 총리가 최근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검찰 수사가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가 수사 결과 처벌 받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정치적 입지는 크게 좁아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지지자 등에게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으로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 측은 ‘벚꽃 모임 전야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아베 전 총리의 진술을 요청한 것에 응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3일 전했다.

2019년 4월 13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도쿄의 공원인 ‘신주쿠 교엔’에서 열린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교도연합뉴스2019년 4월 13일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도쿄의 공원인 ‘신주쿠 교엔’에서 열린 ‘벚꽃을 보는 모임’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아베 전 총리 지역구 주민 등이 참가한 전야제 비용의 일부를 아베 전 총리 측에서 대납했다는 의혹과 관련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전 총리에게 ‘임의 사정청취’를 요청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검찰이 아베 전 총리를 향해 수사를 확대하는 데엔 스가 총리의 의중이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왔다. 스가 총리가 지난 9월 아베 전 총리의 도움을 받아 그의 후임으로 올라섰지만 이젠 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 재임 8년 간 관방장관으로서 총리 비서실장 역할을 맡아온 만큼 검찰의 관련 수사는 본인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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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는 지난 9월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임한 이후 최근 들어 정치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을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두 차례 참배했고, 지난달에는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포스트 코로나 경제 정책을 생각하는 의원 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이를 두고 아베 전 총리 주변에서는 벌써 총리로 3번째 등판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EPA연합뉴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스가 총리가 국면 전환용 카드로 벚꽃을 보는 모임 관련 수사에 불을 지폈을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지난 27∼29일 전국의 18세 이상 유권자 993명(유효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가 내각 지지율은 58%를 기록해 직전 조사와 비교해 5%포인트 낮아졌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 비율은 32%로 6%포인트 뛰었다. 지지하지 않는 사람 중에는 ‘지도력이 없다’는 답변이 직전 조사 때와 비교해 25%포인트 늘어 37%를 기록했다. 지지율 하락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 비율은 48%였다. 긍정 평가하는 답변 비율(44%)을 4%포인트 웃돌면서 지난달 조사 때와 비교해 부정 평가 비율이 13%포인트 급등했다. 스가 총리는 여행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검찰의 직접 조사로 아베 전 총리의 정치적 영향력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정계에서 아베 씨의 영향력 저하는 불가피하고, 자민당 내 역학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베 전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의 간부는 내년 중으로 여겨지는 아베 씨의 호소다파 복귀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전직 총리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한 각료 경험자는 “이전처럼 공식 무대에서 활동하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아베 전 총리에게 “ (총리직) 재등판을 말하는 사람도 없어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벚꽃모임 전야제 의혹과 관련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전 총리의 공설 제1비서를 입건할 방침을 굳혔다면서 “자민당 내 아베 씨의 존재감 저하는 피할 수 없는 정세”라고 진단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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