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대형 변수의 돌출로 우울한 한 해를 보낸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업종이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5G 상용화는 ‘건너야만 하는 강’인 만큼 지연된 인프라 투자가 내년 본격 집행되면서 주가가 반응할 수 있다는 기대다. 이런 장밋빛 전망이 주가에 선반영된 상태지만 모멘텀이 살아있는 만큼 관심을 둘 만하다는 진단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5G 장비 대장주 케이엠더블유(032500)는 전일 대비 1.10% 오른 7만 3,300원에 마감했다. 케이엠더블유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43.44% 뛰었고, 쏠리드(050890)(95.93%), 에이스테크(088800)(189.67%) 등도 쏠쏠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지난 9월 4일 이후 석 달간 케이엠더블유(-14.57%), 쏠리드(-21.19%), 오이솔루션(138080)(-18.63%) 등은 고전하고 있다. 케이엠더블유의 경우 올 3·4분기 영업이익이 60억 원(컨센서스 246억 원), 쏠리드는 영업적자 43억 원(57억 원)이라는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9월 삼성전자의 버라이즌 수주를 계기로 5G 업종의 주가가 달아올랐지만, 고대하는 발주 소식이 들리지 않으며 성장 스토리에 흠집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내년 이들의 화려한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19로 투자 개시가 지연됐지만 5G 단말기 보급 확대와 통신사 간 경쟁 등을 고려하면 내년 투자 강행은 필연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월 글로벌 주요 15개 국가 중 5G 가용성이 20%를 넘긴 곳은 6개에 불과하며 국내도 5G 기지국 수가 LTE 대비 14%에 그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의 5G 가용성은 4G에 크게 못 미치며 미국은 통신사 간 주도권 경쟁이 심화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내년 상반기 5G 업종의 3차 랠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가깝게는 이달 8일 미국 주파수 경매가 변곡점이 될 수 있으며 1등 종목의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업황 개선에도 이미 상승 랠리를 펼쳤던 5G 업종의 주가가 또 한 번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이에 국내 한 운용사의 주식운용본부장은 “5G 장비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피면 내년 기대를 앞당겨 반영한 것은 맞다”면서도 “밸류에이션보다 모멘텀에 민감한 시장이라 미국·인도의 투자, 발주 소식 등에 반응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