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줄자 스스로 길이 입력…이젠 재는 방식도 변해야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연동해 간편

줄자 센서가 감기는 회전 수 감지

오차 ±0.5㎜...기존의 절반으로

체지방률 예측 서비스도 준비중

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사진 제공=베이글랩스박수홍 베이글랩스 대표. /사진 제공=베이글랩스



“무게를 잴 때 전자저울을 쓰는 게 보편화됐지만 길이 측정은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지요. 눈금을 확인하지 않고도 정확히 길이를 재고 그 값을 자동 기록·관리하는 ‘스마트 줄자’로 낙후된 측정방식을 바꾸고 싶습니다”

스마트 줄자 스타트업인 베이글랩스의 박수홍(35·사진)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길이를 재는 순간 측정정보가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줄자가 개인의 일상은 물론 제조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글랩스가 자체 개발해 2018년 내놓은 스마트 줄자 ‘파이’는 둥근 몸통에서 줄자를 뽑아 길이를 재는 방식으로 기존 디지털 줄자와도 비슷하다. 다만 독일·일본등의 디지털 줄자가 광학센서를 이용한데 반해 ‘파이’는 줄의 분당회전수(RPM)감지방식이란 점에서는 다르다.

박 대표는 “보통 줄자를 뽑는 구멍안에 붙은 광학센서는 줄자의 눈금이 몇 개가 지나갔는지를 측정하는 것으로 눈금이 마모되거나 어두운 환경에서는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글랩스는 광학센서 대신 줄이 감기는 회전축의 센서가 감지한 회전수를 이용해 길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이를 개선했다. 그는 “센서값을 가공하는 알고리즘 기술로 줄자의 오차는 ±0.5㎜에 불과하다”며 “기존 제품들 오차가 1~2㎜에 달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베이글랩스는 약 5만회 측정이 가능하도록 내구성을 높인 이 제품에 대해 20여건의 국내특허 등록을 마쳤으며 해외특허도 40여건을 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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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줄자는 출시후 2년반동안 국내외에서3만개 이상 팔렸다. 일상생활에서 손쉽게 길이를 재는 것 이외에 블루투스로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측정값을 자동입력·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통한 덕이다. 이용자가 스마트줄자로 잰 허리·팔다리 둘레 등은 베이글랩스의 체형관리 앱 ‘파이핏’에 자동 전달된다. 그는 “휴대가 간편한 줄자 하나로 몸매관리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허리·복부 측정만으로도 체지방률 등을 예측하는 체성분 측정 시스템도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개인 서비스를 넘어 패션·e커머스 등 산업용으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의류제조업체가 옷을 납품·검수할 때 주요 스팩 측정포인트만 20가지가 넘는데 기존에 직원들이 길이를 재고 일일이 손으로 받아 적는 수고를 스마트 줄자로 덜 수 있는 점이 점차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청바지 브랜드 업체등을 비롯해 파이의 줄자와 측정솔루션을 도입한 국내외 업체가 20여곳에 이른다”며 “앞으로 표준품질 검수장치로서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박사를 취득하고 삼성코닝에서 4년동안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한 기계공학자다. 연구실에서 도면 설계에 줄자를 많이 썼던 그는 ‘기초 단위계인 길이 재는 낡은 방식을 혁신해보자’는 뜻을 품고 퇴사 이듬해인 2016년 창업했다.

그는 “내년엔 스마트줄자 판매를 40만대까지 늘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게 목표”라며 “체형·건강관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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