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의회 “화웨이 5G 쓰는 나라에는 미군 안 보낸다”

국방수권법에 조항 추가

한국 등 동맹국에 선택 압박




미국 의회가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화웨이·ZTE 등 중국 업체의 5세대(5G) 기술을 사용하는 국가에 자국 군대와 주요 군사 장비 배치를 ‘재고(reconsider)’하도록 하는 내용의 새 조항을 넣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동맹국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등 중국 기업 배제를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이어 의회마저 해외 주둔 미군을 지렛대로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6·12면


법안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부대와 장비 등 전력을 해외에 배치할 때 해당 국가의 5G 네트워크가 인력·장비·작전에 미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법안은 특별히 중국의 대표적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의 위험을 직접 지목했다.

이 법이 적용되는 미군 부대 단위는 1,000명가량인 대대부터다. 단기 전투는 제외된다. 적용 대상 장비는 ‘주요 무기 체계’다. 미국 의회는 수일 안에 이 내용을 담은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 등 중국 통신 장비 업체들의 5G 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 우방국들에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같은 중국 업체를 배제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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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은 지난달 중국 회사들을 배제한 ‘클린 네트워크’ 구상 참여국이 50곳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의 적극적인 움직임 속에서 영국은 당초 입장을 번복하고 화웨이를 자국 5G 구축 사업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인 랜드연구소의 수 김은 SCMP에 “이 법이 통과되면 한국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의 안보 관계와 중국과의 무역 동반자 관계 사이에 끼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 이동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기지국 등 화웨이의 5G 네트워크 장비를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은 현재 2만 8,500명이다. 미국은 이 밖에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나 고고도정찰기 U-2S 등 다양한 핵심 무기를 한국에 상주시키거나 필요할 경우 수시로 한반도 밖 기지에서 전개·투입하고 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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