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토탈이 배터리 분리막 소재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을 생산하는 충남 대산 공장 설비 증설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석유화학 시황을 고부가 합성수지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으로 뚫겠다는 계획이다.
7일 한화토탈에 따르면 충남 대산 공장 설비 증설에 투입된 자금은 약 400억 원으로 기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생산 공장을 일부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증설로 한화토탈은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연간 생산능력을 최대 14만 톤까지 확보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플라스틱이나 비닐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합성수지의 일종으로 전선이나 호스부터 식품 용기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하는 석유화학 제품이다. 한화토탈의 한 관계자는 “이번 증설은 중국·북미를 중심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의 증설 경쟁과 이차전지 소재와 같은 새로운 성장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화토탈이 증설을 통해 생산 역량을 대폭 늘린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은 기존 폴리에틸렌 제품 대비 분자량을 높여 기계적 강성을 높인 제품이다. 이차전지 분리막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고부가 합성수지 제품이기도 하다. 이차전지 분리막 소재는 전지 내부의 양극과 음극 물질을 분리시키는 동시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리튬이온은 일정하게 통과하도록 만드는 것이 기술의 핵심으로 이에 따라 전지의 성능과 수명이 좌우된다. 기술 장벽이 높아 국내외 소수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해 왔다.
앞서 한화토탈은 자체 개발한 촉매 기술과 생산공정을 적용해 지난 2019년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 상업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는 이차전지의 고용량화에 따른 분리막 박막화가 빨라지는 업계 트렌드에 맞춰 기존 제품보다 강성을 높여 박막화에 용이한 소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이차전지 분리막 소재용 폴리에틸렌 시장은 현재 한국과 중국·일본을 중심으로 약 7만 톤 규모로 형성돼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