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영국·인니 코로나 백신 접종 눈앞…높은 불신에 거부 움직임도

영국, 8일부터 노인과 의료진 요양원 종사자 대상 접종 시작

인니, 중국 시노백 백신 120만회분 공급 받아

미국 백신개발 최고책임자 "터널의 끝에서 빛"

백신 접종 않겠다 답변자들 많아 코로나 퇴치 걸림돌 우려

영국 런던 남부 크로이던의 보건부서 소속 의약품 담당 직원(왼쪽)이 5일(현지시간) 크로이던 대학 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물량을 수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영국 런던 남부 크로이던의 보건부서 소속 의약품 담당 직원(왼쪽)이 5일(현지시간) 크로이던 대학 병원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물량을 수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한 영국에서 대량접종이 시작된다. 인도네시아에도 백신 120만회분이 도착하며 접종을 앞두고 있어 전 세계의 눈길이 백신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백신을 신뢰하지 못하겠다며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백신을 통한 코로나 종식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영국 전역의 병원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도착했다. 영국 정부는 8일부터 잉글랜드 내 50개 병원과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의 병원에서 80세 이상 노인과 의료진, 요양원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시작하는 이번주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가장 취약한 80세 이상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요양원 직원과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이 백신을 가장 먼저 접종할 것”이라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다음주부터 영국 내에서 80만회분이 접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영국 정부가 주문한 물량은 4,000만회분으로, 2,000만명이 맞을 수 있다. 화이자의 백신은 21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7일 중국 시노백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120만회분을 공급받았다며, 내년 1월 초에 180만회분을 추가로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이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이 허가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의료종사자와 경찰, 군인, 공무원 등 팬데믹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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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백신개발을 총괄하는 팀 ‘초고속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6일 CBS·CNN방송 인터뷰에서 “터널의 끝에서 빛이 보인다는 사실에 모두가 위로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긴급승인이 이뤄지면 내년 1월 중순 이전 요양시설 노년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년 1월 말이면 코로나19로 인한 노년층 사망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빠르게 백신 보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아 코로나19 퇴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퓨리서치는 지난달 18~29일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이 60%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조사(51%)보다는 9%포인트 늘었지만, 5월 조사(72%)보다는 여전히 12%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특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들의 53%는 ‘다른 이들이 접종하고 더 많은 정보가 있어도’ 맞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62%는 백신을 처음 접종하는 그룹에 속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답했다. 뉴욕포스트는 뉴욕소방국(FDNY)의 소방관 2,05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코로나19 백신 거부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하기도 했다.

백신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도 각국 정부는 백신 도입 시기 앞당기기에 나서고 있다. 도이체벨레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의 첫 백신 허가가 이달 말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가가 이뤄질 경우 내년 1·4분기까지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7,000만회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국민 팟캐스트에서도 메르켈 총리는 “곧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백신이 접종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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