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속 주식 거래 대금 급증에 힘입어 국내 증권사 실적이 역대 최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 투자 업계 일각에서는 주식 거래 대금 급증은 증시 상승세에 따른 추격 매수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면 고점에서 진입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56개 증권사의 3·4분기 잠정 당기순이익 합계는 2조 1,687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인 지난 2·4분기의 1조 8,173억 원보다 19.3% 늘었고 지난해 3·4분기 9,871억 원의 두 배를 넘어선다.
주식 거래 대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수탁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권사 3·4분기 수탁 수수료 수익은 2조 1,219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2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58% 각각 늘었다. 주식 거래 대금은 9월 8일 유가증권·코스닥시장 합계 36조 9,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4·4분기에 접어든 11월 25일 39조 2,000억 원으로 다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2,700 선, 코스닥 900 선을 각각 돌파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4·4분기에도 주식 거래 대금 및 수탁 수수료 수익 증가에 따른 증권사의 호실적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 주식 투자 열기에 힘입어 외화증권 수탁 수수료 수익도 급증하는 추세다. 1·4분기 962억 원에서 2·4분기 1,271억 원으로 늘었고 다시 3·4분기에는 1,724억 원으로 전체 수탁 수수료 수익 가운데 비중이 8.1%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금감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잠재 리스크 요인이 증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면서 대체 투자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과 같은 주요 위험 요인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 투자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거래 대금이 늘면 이익이기 때문에 증권사의 호실적을 증시에 긍정적인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증시 상승세가 꺾이면 신용거래로 빚을 낸 투자자는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