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터트롯’에 힘입어 달라진 트로트의 위상이 음악 시상식에서 빛을 발했다. 아이돌만의 축제라고 불렸던 음악 시상식에서 임영웅, 영탁, 김호중 등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의미를 더했다.
지난 5일 개최된 ‘2020 MMA(멜론 뮤직 어워드)’는 국내 최대 뮤직플랫폼 멜론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방탄소년단이 대상격인 올해의 베스트송,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가장 주목받았지만, 트로트 가수들의 활약 또한 눈에 띄었다.
임영웅, 영탁, 김호중 등 ‘미스터트롯’ 출연자들은 총 5개의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트로트 가수에게 주어지는 트로트상 외 TOP10 김호중 임영웅, 베스트 송 라이터(Best Song Writer)상 영탁, 핫트렌드상 트롯맨6(임영웅·영탁·이찬원·정동원·장민호·김희재)처럼 다양한 부문에 골고루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특히 트로트 가수들의 TOP10 수상은 이례적이다. 김호중, 임영웅이 수상한 TOP10은 ‘MMA’의 본상으로, 한 해 동안 활동한 가수 중에 10명만 수상할 수 있기에 의미가 남다르다. 본상은 멜론 주간 인기상 투표와 음원 성적을 기준으로 뽑힌 40팀 중에 10팀이 선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간 아이돌 그룹을 비롯한 음원 강자들만이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김호중, 임영웅은 방탄소년단, 백현, 아이유, 아이즈원, 오마이걸, 백예린, 블랙핑크, 지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 주인공이 됐다.
‘미스터트롯’ 이후 음원 차트에서도 선전한 김호중, 임영웅은 TOP 10에 선정되며 반짝 인기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영탁은 아쉽게 TOP 10에 들지 못했지만 뒤이어 이름을 올려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탁은 작곡가로서도 인정받았다. 그가 수상한 베스트 송 라이터상은 히트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방탄소년단), ‘사랑을 했다’(아이콘) 등 히트곡을 배출해 낸 피독(2019), 비아이(2018) 등이 받았던 상으로, 음원차트 스테디셀러가 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등을 작사·작곡한 영탁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한 해 동안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은 곡이어야 하기에, 트로트가 한 연령층에 쏠리지 않고 대중화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트롯맨6는 올해 국내 대중음악계의 괄목할 만한 이슈가 된 음악과 아티스트에게 주는 핫트렌드상까지 거머쥐었다. 음원 40%, 심사점수 30%, 투표 30%로 까다로운 기준을 거쳐 선정되는 상으로, 그간 에이비식스(2019), 로꼬&화사(2018) 등 큰 팬덤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한 가수들이 받았다.
임영웅은 트로트상을 수상하며 트로트계의 새로운 마스코트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앞서 ‘MMA’에서는 홍진영이 수년간 트로트상을 독식했기에 임영웅의 수상은 판세 변화를 실감케 한다. 임영웅은 새로운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팬덤을 거느리며 음원차트에서 영향력을 발휘, 트로트계 새 얼굴이 됐다.
그동안 음악 시상식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트로트 가수들이 이처럼 수상까지 하면서 트로트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것은 확실해졌다. 본래 ‘MMA’의 경우 록, R&B/Soul, 발라드, 랩/힙합, 인디, 팝 등 부문에서 수상자를 선정해 장르의 다양화에 신경 썼는데, 올해처럼 주요 부문에서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었던 적은 없다. ‘MMA’로 다시 한번 확인한 트로트 열풍이 과연 어디까지 뻗게 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