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김포시 A 아파트 전용 59㎡는 최근 전셋값이 3억 1,000만~3억 3,000만 원에 형성돼 있다. 2017년 2월 입주 당시 해당 평형의 매매가는 분양권 프리미엄 1,000만 원을 포함해 2억 7,000만 원 수준이었다. 3~4년 전 A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었던 돈으로 지금은 전세도 들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수도권 전역에 걸친 전세 가격 급등으로 경기도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이 3년 전 매매가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옛 매매가격으로 전셋집 마련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전셋집 마련을 위해서는 더 외곽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8일 KB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경기도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3억 950만 원을 기록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를 비싼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장 중간에 있는 아파트 가격이다. 경기도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이 3억 원을 돌파한 것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전세가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1월의 경기도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3억 947만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3년 전 경기도에서 평범한 아파트를 매매할 수 있는 수준의 자산을 가진 수요자가 만약 당시 구매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같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전셋집 마련조차 쉽지 않게 된 셈이다.
전세 가격은 올해 들어 급격히 상승했다. KB 통계를 보면 경기도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초(2억 5,038만 원)보다 연말(2억 4,920만 원)이 더 낮을 정도로 하락세를 보였다가 올 들어 6,000만 원 가량 급상승 했다. 특히 기존에는 월간 변동 폭이 100만 원 안팎에 불과했으나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이 시행된 8월 이후에는 매월 1,000만 원 가량 상승하는 추세다.
전세 가격 급등은 아파트 구매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6월(1만 643건) 정점을 찍은 뒤 9월까지 줄어들다가 10월부터 다시 늘어나고 있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9월 1만 3,565건까지 줄었다가 10월 1만 7,663건으로 늘었다. 11월도 1만 4,209건으로 이미 9월 거래량을 뛰어넘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전세난이 계속될 경우 매매시장의 불안정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