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대출 규제 소식에 11월 은행 가계대출 13.6조원 역대 최대 증가

가계대출 6개월 만에 60조원 증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7.4조원 폭증

중소기업대출도 11월 기준 역대 최대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주택·주식 투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생활자금 등으로 대출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규제 시행 전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말 982조1,382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444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11조7,000억원) 증가액을 넘어 한은이 속보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6월부터 6개월 만에 60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전월 대비 7조4,000억원 늘어나면서 역시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했다. 한은은 주택·주식 및 생활자금 관련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용대출 규제 시행 전 자금 확보 움직임이 가세하면서 증가규모가 지난 10월(3조8,000억원)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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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도 6조2,000억원으로 9월(6조7,000억원)과 10월(6조8,000억원)에 이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고 주택 매매거래 관련 자금수요도 이어진 영향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6만8,000호로 8월(5만호)과 9월(5만1,000호)보다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택매매자금을 주택담보대출로 충당하지만 최근에는 신용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타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도 “무엇보다 주된 요인은 11월 30일 대출 규제 이전에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로 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7,000억원 늘어나면서 지난 10월(9조2,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11월 기준으로는 속보 작성을 시작한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중소기업대출이 11월 증가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7조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개인사업자·중소법인의 대출 수요에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수요가 둔화되면서 3,000억원 감소로 전환했다.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한은도 긴장하고 있다. 윤 과장은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규제를 우회해서 기타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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