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그널] 현대차, '강아지로봇' 美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11일 인수 공식 발표 예정

계열사 중 현대차·글로비스·모비스 인수 참여

물류 미래차 등 여러 영역 시너지 기대

R&D 중심에서 스케일업 통해 흑자 낼지 주목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마무리한다. 현대차(005380)뿐 아니라 그룹 내 물류 및 미래 모빌리티와 사업 연관성을 가지는 현대모비스(012330)현대글로비스(086280) 등도 인수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11일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당초 알려진 10억달러(1조1,350억원)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부임한 이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위해 현대차는 이미 10일 오전 이사회를 개최했다. 인수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모비스와 글로비스는 11일 오전 이사회를 열 전망이다. 각 사가 얼마나 인수금액을 부담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현대차가 주도적 지분을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을 계열사가 나눠 갖는 형식으로 예상된다.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 계열사와 함께 사업 시너지를 내기 위한 판단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이 앱티브(Aptiv)와 자율주행 전문 합작법인을 만들 당시에도 지분 절반을 앱티브가 갖고, 나머지는 현대차(26%)·기아차(14%)·현대모비스(10%)가 가져갔다. 삼성동 한전부지 인수전 당시에도 현대차(50%), 기아차(30%), 현대모비스(20%)로 나눠냈다.

관련기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떨어져 나와 설립됐다. 인간이나 동물 형상을 본뜬 로봇 제조로 유명한 업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로봇개 ‘스폿’과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이들의 대표 제품이다. 2013년 12월 구글에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다시 팔렸다. 이번에 소프트뱅크는 현대차그룹에 경영권 등 지분 전부를 넘길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뿐 아니라 로봇, 헬기 등 다양한 사업에 힘 쏟고 있다. 모빌리티의 개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의 개념은 이제 바퀴 달린 이동수단에서 바퀴 달린 컴퓨터로, 그리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사람을 태우고 사람을 돕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임직원들과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사업 구조가) 자동차 50%, UAM 30%, 로보틱스가 20% 정도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물류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로봇 뿐 아니라 가정용 로봇까지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해 어떤 식으로 사업화 할지도 주목된다. 그동안 연구개발(R&D) 중심 조직에 아이디어 차원의 로봇을 만들어와 큰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를 그룹 사업에 녹아내 스케일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실제로 인수 전에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하는 현대모비스와 물류 사업 전문기업 현대글로비스가 참여하는 것 역시 이런 점을 반영하고 있다. 이미 물류센터 내 자동화 로봇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 물류’를 실현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로봇 관련 원천기술을 활용해 로봇 자율주행, 로봇 자동화 설비 시스템을 고도화한다는 그림으로 이번 출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강도원·임세원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