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무난하게 넘긴 '네 마녀의 날'..."韓증시, 주가 부담 아직 크지 않아"

주가 조정 트리거 되나 걱정했지만

외인 1.3조 매물, 개인·기관이 받아

장 초반 하락 후 만회하며 약보합

전문가 "상승여력 충분하다는 반증"




한 달여 만에 20% 가까이 급등해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던 코스피가 ‘네 마녀의 날’도 무난히 넘겼다. 외국인 투자가가 코스피에서만 1조 3,663억 원을 순매도하는 등 물량을 쏟아냈지만 개인·기관투자가의 거센 매수세가 증시를 받쳐 코스피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내년 큰 폭의 기업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실적이 버팀목이 되는 한국 증시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01포인트(0.33%) 하락한 2,74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86%(7.89포인트) 오른 921.70으로 마감했다.

이날은 주가지수의 선물·옵션, 개별 주식의 선물·옵션 등 네 가지의 파생 상품 만기일이 동시에 돌아오는 일명 ‘네 마녀의 날’이었다. 이날은 앞서 투자했던 선물·옵션 상품을 청산하거나 다음 만기 상품으로 갈아타는 ‘롤오버’ 등의 거래가 대량으로 이뤄지기에 수급에 따른 증시 변동성이 커지곤 한다. 특히 증권가는 올해 마지막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인 이날 네 마녀의 심술이 증시를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연초 대비 상승률이 클수록 12월의 선물 옵션 동시 만기일의 주가 하락 폭이 큰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19.5%, 코스닥은 30.6% 상승했으며 특히 코스피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약 19%가 오른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코스피는 1% 넘게 하락하며 불안을 키웠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가들은 이날 코스피에서 장 마감 전까지 4,976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다 마감 직전 8,687억 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날 외국인 투자가들은 코스피에서만 1조 3,663억 원어치를 팔아치워 역대 세 번째로 많은 매도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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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장중 2,860억 원 규모를 순매도하다 마감 직전 7,287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하락은 소폭에 그쳤다. 특히 금융 투자 기관은 이날 내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자’를 유지하다 장 막바지 매수로 돌변, 9,239억 원을 순매수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6월 3일 1조 331억 원을 순매수한 후 약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코스피를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상황에 대해 최근 한국 증시가 과열 논란을 빚고 있지만 아직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기업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 이를 반영해 최근 오르고 있는 주가가 과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기업의 내년 이익 증가율이 올해 대비 38%로 추정되고 있지만 상향될 여지가 있다”며 “반도체와 나머지 업종의 이익이 동반 개선되며 내년에 실제로는 50% 넘게 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000까지 올려잡는 등 증시의 대세 상승을 외치는 상황과 연말을 맞아 배당주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도 강해 거품 파열에 대한 경계는 아직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주식 시장은 차별적인 펀더멘털 매력을 바탕으로 재평가가 이어질 것이며 달러 약세, 원화 강세의 압력과 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11월 급등에 다른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 상승 피로 누적 등으로 12월 어느 정도의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내년 코스피 3,000시대를 향한 방향성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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