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막강한 힘을 앞세운 ‘늑대전사 외교’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은 서방 국가들이 주장하는 ‘중국 위협론’의 또 다른 복제판일 뿐이며 다른 나라를 위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늑대전사 외교는 중국의 애국주의 흥행 영화 제목인 ‘전랑’(戰狼·늑대전사)에 빗대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중국의 외교 전략을 뜻한다. 최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호주 병사가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에 칼을 들이댄 합성 이미지를 올리며 호주를 압박하자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호주 편을 들면서 중국의 늑대전사 외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 대변인은 최근 독일 슈피겔지 등이 중국의 늑대전사 외교를 거론하며 비판한 것에 대해 강력한 반발 하면서 중국 외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중국에 늑대전사 외교라고 비난한 이들에게 미국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을 예로 들면서 “그렇다면 의심과 비난 속에 성장했던 그 귀여운 사자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일부 국가와 일련의 일이 있었지만 중국이 먼저 도발한 적이 있는가”라면서 “중국이 타국의 내정을 간섭하거나 타국의 이익을 위협하거나 훼손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늑대전사 외교에 대한 비방은 중국 위협론의 또 다른 복제판으로 일부 사람들이 중국을 겨냥한 언어적 함정”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은 무예 사범처럼 남을 함부로 대하지만 다른 사람의 반박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어 중국 외교는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이익과 존엄을 대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자주적인 평화 외교를 견지하고 있으며 서슬이 퍼런 모습은 우리 외교의 전통이 아니지만 비굴하게 무릎 꿇는 것도 또한 중국인의 기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위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지난 5일 싱크탱크 포럼에서 “늑대전사 외교라는 딱지는 중국 위협론의 또 다른 버전이라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 문 앞에 와서 내정에 간섭하는 상황에서 국가 이익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맞설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행동이 타국으로선 압박으로 여겨질 수 있으며 특히 최근 호주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그 대표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 정부가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와 관련해 국제 조사를 요구하며 시작된 양국 간 갈등은 중국이 호주산 소고기, 보리, 와인 등에 대한 보복성 관세 부과와 호주군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학살 논란까지 제기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