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北에만 도움되는 일" vs "수사권이관 문제없다" 與野 국정원법 '무제한 토론'

이철규 "북한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

김병기 "우리와 북한의 차이는 30배가 넘는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오로지 대한민국을 호시탐탐 적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정권에게만 도움이 되는 일을 국회에서 지금 통과시키고자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북한이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역량을 감축시킨 것”이라며 “국정원법 개정안 어디에도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시키는 조문이 없다”고 이같이 역설했다. 이어 “그저 기존의 국정원이 담당해 오던 대공수사 기능을 삭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이 상정된 직후 국민의힘 첫 주자로 연단에 올라 국정원법 통과 저지를 위한 토론을 한 시간은 총 8시간 45분가량이었다. 이 의원은 필리버스터 개시 3시간 44분 뒤 박병석 국회의장의 동의를 얻어 화장실을 다녀온 것 외에는 계속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국정원의 정보수집 조사 대상에 ‘경제 질서 교란’이 포함된 부분과 관련해 “현대에 있어 경제를 빼놓고 말할 수 있는 생활은 아무것도 없다”며 “국정원이 사찰 활동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을 해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7시간을 넘어가자 여당 측에선 항의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그는 “이거 몇 시간 못 들어주느냐”며 “이거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느냐”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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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찬성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찬성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이 이날 자정께 발언을 마치자 국정원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찬성 토론에 나섰다. 민주당 첫 주자로 발언한 김 의원은 “국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헌신한다고 자부하는 국정원에서 26년을 넘게 근무했다”고 소개하며 “그런 국정원을 개혁하자고 주장한다”고 운을 뗐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권력기관 개혁 3법(공수처법·국정원법·경찰법) 중 하나인 국정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장본인이다.

그는 대공수사권을 넘기면 시스템이 무너질 것이라 주장하는 야당 측 주장에 “수사권을 독립된 외청으로 넘기자는 주장도 하는데 그러면 독립된 외청은 해외에 정보망이 있느냐”며 “일부 대공 전문가라는 분들은 독일 통일 후 조사하니 서독에 동독 간첩만 1만 명에서 3만 명이 암약했다며 국정원에서 수사권이 이관되면 대한민국은 간첩 천국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서독이 망했느냐. 망한 국가는 동독”이라며 “이미 체제경쟁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서독과 동독의 국력 차이가 5배 정도인데 우리와 북한의 차이는 30배가 넘는다”고 힘줘 말했다. 또 “국정원에는 수사만 있는 게 아니고, 방첩이나 대테러, 사이버 분야도 있다”며 발언을 이어나갔다.

김 의원 이후 국정원법 필리버스터 주자는 홍익표, 오기형, 김경협 의원 등이다. 11일 8시 50분 현재 홍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초선 의원 58명이 필리버스터에 전원 참여하기로 했다.


강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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