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성인지 감수성에 이어 다문화 감수성 교육을 의무화한다. 다문화 차별 요소가 있는 법령이나 정책을 개선하도록 권고하는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지난해 기준 다문화 가구원은 10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1%를 기록했고, 다문화 출생아 수는 1만7,939명으로 전체 출생아 수의 5.9%를 차지했다. 다문화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다문화 가족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
여성가족부는 1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러한 내용이 담긴 다문화가족 포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지원 시설 종사자 및 다문화 업무 담당 공무원의 다문화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성별영향평가법에 따라 성인지 예산을 편성하고 공직자들을 상대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는 것처럼 다문화 감수성 교육이 법제화된다.
우선 내년부터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의 다문화 이해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을 통해 추후 다문화 관련 업무 담당 공무원의 교육 이수도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모든 학교에서 연간 2시간 이상 다문화 관련 교과·비교과 활동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발행하는 정부간행물·교육자료에 다문화·인종차별적 요소가 없는지 살피고 사전 컨설팅도 제공하는 ‘다문화 모니터링단’(가칭)을 운영한다. 또 결혼이민자를 다문화 이해교육 강사로 양성하고 지역에 설치된 다문화 교류·소통공간(80개소)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기적으로는 법령과 주요 정책에 다문화 차별 요소가 없는지 점검해 관계 부처에 개선을 권고하는 ‘특정다문화영향평가’(가칭)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인권침해 방지 정책도 추진된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현재 법제처 심사 중인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해외 여성의 얼굴과 신체 특징을 앞세워 국제결혼 광고를 하는 사업자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국제결혼중개업자가 다문화 사회 이해 및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할 방침이다.
여가부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사를 올해 282명에서 내년 312명으로 늘리는 등 결혼이민자 지원도 늘린다. 다문화가족 국민주택 특별공급 대상자 선정의 배점기준표에 소득기준과 미성년 자녀 수 등을 추가해 특별공급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이밖에 국방부와 협력해 다문화장병 범위에 결혼이민자 배우자를 둔 장병도 포함 시키고 특정 종교 장병에게 급식 대체품목을 제공한다. 이정옥 여가부 장관은 “다문화가족이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