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野 의견 존중한다던 與, 필리버스터 강제 종결 시도

민주 10일 "野토론 보장" 외쳐놓고

범與의원 177명 종결동의서 제출

국민의힘은 "야당 입 틀어막는다"

대북전단금지법도 무제한토론 예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3일 “정치를 3류로 만드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당장 멈추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에 나섰다. 민주당은 지난 10일에 “야당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힌 가운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발언 시간이 최장 연설 기록을 경신하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에 야당은 “입을 막지 말라”며 필리버스터를 지속하겠다고 맞섰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입장문을 내고 “당초 야당의 입장을 고려해 충분한 반대 토론 시간을 제공하고자 했으나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논리를 갖춘 반대 토론을 하기보다 주제와 무관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며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 제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고, 당장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조치를 시행해야 할지 모르는 중차대한 시기에 국회가 소모적인 무제한 토론만 이어간다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범여권 의원 177명은 12일 이미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종결 동의서는 제출된 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한다. 현재 범여권 의석수는 전체 181석에 달해 종결 요구 가결 의석수(5분의 3·180석)를 넘어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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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4시 12분께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최장 발언 기록(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12시간 31분)을 경신했다./연합뉴스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오전 4시 12분께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최장 발언 기록(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12시간 31분)을 경신했다./연합뉴스


당초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10일 국정원법 개정안에 필리버스터에 돌입하자 “필리버스터 법안에 대해 충분한 의사표시를 보장해달라는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국민의힘 초선 의원 58명 전원이 필리버스터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윤 의원이 총 12시간 47분에 걸쳐 발언을 하면서 국내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새로 세웠다. 야당의 무제한 토론 참여를 통한 대여 투쟁의 기류가 강해지면서 임시국회 종료일인 12월 30일까지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자 12일 여당 의원들은 당초의 입장을 번복하면서 필리버스터 종결 요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돌보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중단해 줄 것을 국민의힘과 야당에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국적인 대확산으로 민생이 궁지에 몰렸는데 국회가 필리버스터로 본회의를 멈추고 정쟁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리버스터 과정에 나선 의원들이 “스트레스가 성폭력 전과자들의 재범을 높일 수 있다” “대한민국은 ‘아녀자도’ 밤거리를 걸을 수 있는 나라” “(진보 성향 언론 거론) 법조 기자단 철수시키라” 등 민생과 무관한 막말이 쏟아지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의석수로 강제 종결하면 다음 쟁점 법안인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대해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방침이다. 주호영 원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할 테면 해보라’던 (민주당의) 생각이 우리 초선 의원이 모두 가담하고 윤 의원이 최고 시간을 경신한 것이 알려지자 야당의 입을 막겠다고 저러는 것”이라며 “(또 다른 필리버스터에서) 이 정권의 문제를 조목조목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구경우·송종호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김영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총괄수석부대표,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지난 12일 국회 의사과에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진(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총괄수석부대표, 홍정민 원내대변인이 지난 12일 국회 의사과에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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