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로봇 시대 여는 정의선…'휴머노이드'로 승부수

■ 현대차그룹 로봇사업 미래는

2,390억원 사재까지 투자

독자적 역량에 보행 기술 등 접목

물류 넘어 인간형 로봇으로 확장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와 함께

로보틱스 종합 솔루션 기업 도약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제공=현대차그룹



글로벌 톱 로봇기업인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에 안은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사업을 그룹 차원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육성한다. 지금까지 독자적으로 축적한 로봇 개발 역량에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보유한 자율 주행, 로봇팔, 보행 등의 기술을 접목해 궁극적으로 인간형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등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2,390억 원의 사재를 투자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를 인수한 것도 이런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이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사진제공=현대차그룹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이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13일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와 관련해 로봇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 로봇 시장에 우선 진출한 뒤 이동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타깃 시장에 역량을 집중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뒤 각 시장에서 글로벌 톱 수준의 입지를 확보하는 단계적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 산업은 용도에 따라 산업용과 서비스용으로 구분된다. 현재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산업용 로봇은 운반·조립·가공 등 제조 현장의 단순 반복 작업을 수행한다. 서비스용 로봇은 의료·군사·구조 등 특수 용도와 상업 용도, 가사·교육·엔터테인먼트 등 개인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개인용 로봇으로 구분된다.

1415A13 글로벌로봇시장규모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성장세가 높은 분야는 물류 로봇이다. 물류 로봇은 상하차·이송·저장·피킹(물건을 집어서 이동) 등 물류 현장, 창고 등의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픽(Pick)’ ‘핸들(Handle)’ 등의 물류 로봇을 보유하고 있다. 딥러닝을 사용하는 ‘픽’은 고해상도의 2·3차원 센싱을 통해 다양한 박스를 정확하게 찾아낸다. ‘핸들’은 물품이 쌓여 있는 팔레트를 통째로 옮기는 기존 로봇과 달리 물품을 하나씩 꺼내 예정된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물류 로봇 다음 타깃인 이동형 로봇은 안내·지원이 가능한 로봇으로 산업 현장에서 점검·순찰 등의 용도로 주로 쓰인다. 이동형 로봇 구현에는 배터리, 구동 및 보행 기술이 필수적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Spot)’ 로봇은 네 다리로 걷고 장애물을 피하며 스스로 균형까지 잡을 수 있다. 스팟 후면에는 별도의 모듈을 장착할 수 있어 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이미 건설 현장 모니터링, 가스·석유·전력 설비 감시에 투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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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환자 간호, 집안일 등 개인 서비스용인 만큼 다목적 팔과 이족 보행 기술이 필수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점프·물구나무서기·공중제비 등 인간 수준의 민첩성을 보유한 ‘아틀라스’를 선보인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요타·혼다·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와 컨티넨탈·보쉬 등 부품 업체들은 이미 조립, 부품 운송, 라스트마일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며 “향후 로봇 기술을 자율 주행차, UAM, 스마트팩토리 등의 영역과 접목해 그룹 차원의 경쟁력 제고와 신규 수익 모델 구축 등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 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를 ‘로보틱스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자율 주행차 등 각종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공장과 물류센터 등에 로봇을 배치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산업, 의료, 배송, 개인용 서비스, 스마트팩토리 등 모든 분야에서 로봇 제어·관리·정비 등을 통합 수행하는 로봇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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