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 부양책 협상 및 FOMC 회의 결과 주목

지난 9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있는 표지판./AFP연합뉴스지난 9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에 있는 표지판./AFP연합뉴스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 증시는 3대 주가지수 모두 하락하며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6%가량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약 1%, 나스닥은 약 0.7%가량 하락했다.


뚜렷한 진전이 없었던 미국 부양책 협상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보좌관이 의회 지도부에 초당파 의원들의 부양책은 공화당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란 견해를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했다. 민주당은 초당파 의원들의 제안을 토대로 부양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라 연내 부양책 타결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창립자는 부양책 협상과 관련해 “여전히 돌파구의 기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도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6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단 나흘 만에 100만 명이 추가되는 등 미국의 바이러스 확산세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미 CNN 방송은 처음 누적 확진자 600만 명이 나올 때까지는 8개월 반이 걸렸지만, 이후 여기에 다시 800만 명이 추가되는 데는 채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호한 소비 관련 지표와 물가 지표는 증시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2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81.4로, 전월 확정치인 76.9에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75.5도 큰 폭 웃돌았다. 물가 지표 역시 양호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0.1% 상승과 같았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7.5bp 내렸다. 주간 하락 폭으로 따지면 지난 6월 이후 가장 크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3bp, 30년물 수익률은 10.2bp 하락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부양책 합의 도출 실패, 연일 심각해지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을 향한 수요 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회의를 앞두고 장기물 매입 확대 기대가 커지며 10년과 30년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가 85만 3,000건으로 조사되며 직전 주보다 14만 건 가까이 증가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미국 전반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가속하고 기적적인 백신 접종 시작은 발병 속도보다 느려 증시 약세, 국채 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엘리스 파이퍼 시장 전략가는 “바이러스 확진과 부양 협상의 진전과 후퇴 사이에서 시장의 밀고 당김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짐작하는 데 일종의 할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모든 위험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장기물 매입과 관련해 지금 말하는 것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수익률 곡선이 약간 가팔라졌는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를 넘을 수 없을 것 같아 장기물 전환에 대해 너무 많이 얘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을 위해 워싱턴DC 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뒤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전사자 수(29만 1,557명)와 코로나19로 이날까지 사망한 미국인 수(29만명)를 비교하는 입간판이 놓여있다./EPA연합뉴스지난 10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을 위해 워싱턴DC 의사당에 들어서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뒤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전사자 수(29만 1,557명)와 코로나19로 이날까지 사망한 미국인 수(29만명)를 비교하는 입간판이 놓여있다./EPA연합뉴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주간 단위로 0.20% 상승했다. 미국의 부양책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위험회피를 부추긴 것이다. 한편 영국의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퍼지며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주간 단위로 무려 1.58%나 하락하며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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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에테제네랄(SG)의 외환 전략가인 키트 주케스는 “전반적으로는 리스크 오프(risk-off)의 움직임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화의 최근 약세를 고려할 때 일부 투자자들이 포지션의 일부를 정리하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브렉시트 이후 무역 협상 국면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이번 주는 많은 면에서 실망스러운 한 주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가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재정정책을 위한 협상에서 진전이 없었고 극단으로 치닫는 브렉시트가 다시 시작됐다”면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사망과 입원 등이 여전히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더 제한적인 조치와 봉쇄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지난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0.7% 올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의 강화와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로 유가는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시 봉쇄 조치가 발표되는 점은 유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일례로 뉴욕시는 월요일부터 식당의 실내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사망자 수와 입원 환자 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의료 체계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 추가적인 봉쇄 조치가 발표될 것이라는 지적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원유 재고가 깜짝 급증한 가운데, 미국 산유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부담도 지속했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직전 주보다 12개 증가한 258개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는 3주 연속 증가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백신 기대와 당면한 위기에 대한 부담이 혼재될 것으로 예상했다. 래이스태드 에너지의 파올라 로드리게스 마시우 연구원은 “승인 소식이 연속해서 나올 수 있고, 보급도 예상보다 빨리 시작되어서 백신 낙관론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즈호의 밥 야거 이사는 “뉴욕의 새로운 제재가 유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 모더나 로고./AFP연합뉴스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제약사 모더나 로고./AFP연합뉴스


◇주간전망

이번 주(14~18일) 국제금융시장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타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 추가 통화완화 정책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코로나19 백신에 출시에 따른 낙관론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도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 사용이 승인됐고, 접종이 진행된다. 또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 승인을 논의할 식품의약국(FDA) 자문그룹 회의가 17일에 열리는 만큼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이번 주 금요일은 선물·옵션 만기가 겹치는 이른바 ‘네 마녀의 날’이다. 또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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