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운명의 날 D-1...秋 "검찰개혁" VS 尹 "Be calm and strong"

윤 총장, 장기전 불사 결연한 의지

추 장관, 尹 중징계 심중 굳힌 듯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연합뉴스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하루 앞둔 14일 윤 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심정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윤 총장은 카카오톡 프로필에 ‘Be calm and strong(침착하고 강하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는 장기 소송전까지 불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이 남긴 문구는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대사로 바다에서 청새치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이 자신을 격려할 때 한 말로 알려졌다.

프로필에는 메시지와 함께 검찰 로고 앞에서 뒷짐을 지고 있는 윤 총장의 캐리커처도 함께 게시돼 관심을 끌었다. 이는 검찰조직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윤석열 검찰총장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


윤 총장이 물러서지 않을 뜻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15일 징계위 직접 출석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1차 심의 때 징계위원 기피·증인 채택 등 형식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상당 부분 마무리된 만큼 2차 심의 때는 윤 총장이 직접 참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무엇보다 2차 심의에는 증인심문에 이어 징계혐의자 측의 ‘최종 의견진술’이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공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최후 진술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윤 총장 측의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징계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윤 총장이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윤 총장은 1차 심의 때 불참을 결정하며 “이미 결론이 난 징계위에는 참석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추 장관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윤 총장 징계와 관련 외부 비판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는 동안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읽고 있다./권욱기자추미애 법무부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의 무제한 토론이 이어지는 동안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라는 책을 읽고 있다./권욱기자


추 장관은 이날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과 관련된 책과 다큐멘터리에 대한 감상평을 올렸다.

그는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소개하면서 “검찰이 일그러진 자화상 보기를 회피하는 한 갈 길이 멀다는 아득한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이 책은 추 장관이 지난 9일 법안 처리가 이어진 국회 본회의장에서 탐독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면서 밝힌 징계 혐의를 ‘검찰의 자화상’으로, 이에 대한 검찰의 반발을 ‘검찰의 회피’로 지목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 장관은 다큐멘터리 ‘위기의 민주주의’도 소개했다. 브라질 세르지오 모로 연방판사가 이른바 ‘세차작전’을 통해 정·재계 인사를 감옥에 보낸 페트로브라스 사건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그는 “검찰권과 사법권도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주의를 찬탈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썼다.

또 “언론에 길들지 않고 오염되지 않은 ‘깨시민(깨어있는 시민)’의 냉철한 판단과 감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징계위 하루 전날 SNS에서 검찰권 남용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인 점을 들어 윤 총장에 대한 중징계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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