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재계에 따르면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과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두 사람의 사의에는 취임 이후 첫 인사를 앞둔 정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현대차 전략담당 사장을 지낸 정 부회장은 정 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8년 연말 인사 때 현대건설로 이동했다가 이번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의 일선 후퇴도 유력시된다. 김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복심’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정 명예회장 체제에서 그룹의 기획전략 부문을 총괄하다가 2018년 말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옮겼다.
용퇴 가능성이 거론됐던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노무담당)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부터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을 맡아온 윤 부회장은 당초 이번 인사에서 하언태 현대차 사장에게 역할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2년 연속 현대차 임금·단체협상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낸 공을 인정받아 유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원희 현대차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계열사 사장단도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인사인 만큼 비교적 젊고 정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들을 전면 배치해 세대교체를 꾀하고 ‘스마트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이 더 큰 계열사를 맡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연쇄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안팎에서는 ‘1950년대생’ 또는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사장들의 퇴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세대교체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안다”며 “미래차 전환에 대비한 쇄신 인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