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1년간 이어진 추-윤 갈등, 방관한 文…남은건 국민 피로감과 후유증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리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리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15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결정이 나오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승기를 잡은 모양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징계 처분에 불복해 전장이 또 다시 법원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 1년간 쌓인 국민들의 피로감을 떨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전망이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윤 총장과의 끊임없던 이어지던 반목은 이번 정직 처분으로 분수령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추 장관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부터 윤 총장 힘 빼기에 나섰다. 한동훈 당시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등 윤 총장 측근들을 지방으로 좌천시키면서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평가를 내놨다. 또 인사 과정에서 총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생략해 윤 총장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추 장관이 17년 만에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하면서 일촉즉발의 갈등으로 치달았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의가 취소되면서 윤 총장과의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다시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맞붙은 것은 지난 6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관련한 진정 사건 배당에서였다. 당시 추 장관은 대검 감찰부가 조사를 총괄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은 대검 감찰과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이 함께 조사하면서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도록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저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저녁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7월 채널A의 ‘검언 유착’ 의혹 사건을 두고 또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추 장관은 당시 헌정 사상 두 번째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 총장을 사건 지휘에서 배제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지난 10월 19일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편지’가 공개되자 추 장관이 또 다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은 이때 윤 총장의 배우자와 장모가 연루된 사건에 대한 수사도 당부했다. 이에 윤 총장은 3일 뒤 열린 국정 검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라며 치받았다.


직후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며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난 10월 22일 라임 사건 보고 관련 은폐·무마 의혹을 감찰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옵티머스 사건 봐주기·로비 의혹, 특수활동비 사용 내역 등에 대한 감찰을 연달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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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지난달 24일에는 윤 총장에 대해 ’정치 중립 위반’ ‘판사 불법 사찰 의혹’ 등을 사유로 들어 징계 청구, 직무 정지 명령을 전격 발표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추 장관의 일방적인 공세는 잠시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행정법원이 지난 1일 윤 총장의 직무 정지 집행 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윤 총장이 복귀하면서다. 또 같은 날 외부인사들이 주를 이루는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감찰 조사와 징계 청구 과정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고 의견을 모으며 윤 총장이 여론전에서 우세를 점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숨 가쁘게 전개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이제 두 사람이 왜 싸우는지도 모르겠다”는 식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사안에 침묵을 이어가면서 “대통령이 무엇이든 결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날 윤 총장은 징계위의 정직 결정으로 결정타를 맞게 됐다. 윤 총장은 징계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할 예정이어서 두 사람 간 갈등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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