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학 개미’들의 주식 투자가 활발히 이뤄진 가운데 내년 해외 유망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의 본격화로 내년에는 경기 정상화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 회복 수혜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또 글로벌 그린 뉴딜 정책과 디지털화에 따른 반도체 선두 회사 역시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16일 국내 주요 증권사 해외 주식 리서치 담당의 내년 해외 유망주를 취합한 결과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 수혜주,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기업들에 추천이 집중됐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는 언택트 중심의 테크 기업이 주도했다면 내년에는 경기회복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의 추천 종목에는 보잉(삼성증권), JP모건체이스(NH투자증권), 비자(유안타) 등 올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업종 대표주들이 제시됐다. 특히 최근 주가 반등세가 강한 디즈니의 경우 테마파크 및 영화 사업이 경기 정상화와 함께 흑자 전환이 가능하고 디즈니 플러스와 같은 신사업도 순항하고 있어 다수 증권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또 미국의 주택 공급 업체인 KB홈(키움증권), 부동산 중개 업체인 질로우그룹(NH투자증권) 등도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반도체주들도 다수 추천되면서 엔비디아, AMD(미래에셋대우), 퀄컴(삼성증권) 등이 유망 기업으로 거론됐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 호재가 기대되고 AMD는 플레이스테이션5·엑스박스 수혜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또 글로벌 그린 정책 수혜주 역시 내년 해외 주식 계좌에 담으면 좋을 종목으로 선정됐다. 풍력·태양광 등 다양한 발전 자회사를 거느린 글로벌 1위의 신재생 에너지 지주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를 복수의 증권사가 추천했다.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는 융기실리콘과 주거용 태양광 솔루션 기업인 솔라엣지도 관심주다.
빅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종목이 있었다. 복수의 증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을 추천했다. 이들은 다른 빅테크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것이 장점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 및 엑스박스의 구독 경제 모델 전환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알파벳의 경우 AI 연구개발 등의 무형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투자 포인트로 거론됐다.
중국의 경우 내수 회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다수 추천됐다. 삼성증권은 중국 면세 사업 점유율 90%인 중국중면을 꼽았으며 유안타증권은 ‘중국의 나이키’라고 할 만한 안타스포츠, 내수뿐 아니라 해외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메이디그룹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글로벌투자정보센터장은 “내년에 중국 경제의 반등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수 회복 수혜주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경우 개별 기업의 변동성이 큰 만큼 유망 업종에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할 만하다고 증권사들은 제언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중국의 반도체, 신재생 에너지, 바이오에 투자하기 위한 수단으로 Global X China Semicon ETF, Global X China Clean Energy ETF, Global X China Bio ETF를 추천했다.
이외에도 경쟁력 있는 중소형주 역시 관심을 둘 만하다. 키움증권은 아르헨티나 은광 기업인 SSR마이닝(SSRM)과 광모듈 시장 1위 업체인 투식스(IIVI), 자동화 신용대출 업체인 오픈랜딩(LPRO)을 추천해 눈길을 끌었다. 미래에셋대우도 글로벌 게임 시장이 호황인 가운데 ‘메타버스(가상 세계 플랫폼)화’의 최대 수혜주인 유니티를 추천했다. NH투자증권은 플레이스테이션5가 판매 호조를 보이는 소니를 유망주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