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69년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호국영웅'

故 전원식 일병, 유해 발굴 5년 만에 신원 확인

아내와 두 살배기 딸을 두고 6·25전쟁에 참전한 국군 용사가 전사 69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긴다.

발굴 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국군 용사의 유해가 69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사진은 발굴 당시 전원식 일병의 유해 일부. /사진 제공=국방부 유해발굴단발굴 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된 국군 용사의 유해가 69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사진은 발굴 당시 전원식 일병의 유해 일부. /사진 제공=국방부 유해발굴단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2015년 10월 경기도 가평 북면 목동리 일대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가 고(故) 전원식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그는 유해가 발굴된 지 5년 만에 신원이 확인됐다. 전 일병의 신원 확인은 2000년 4월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한 이래 157번째다.


고인은 1925년 12월 경북 청도군 대성면에서 6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농사를 거들며 성실히 살아오다가 24세가 되던 해인 1949년 아내를 만나 딸을 뒀다. 6·25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아내와 두 살 딸을 남겨 두고 참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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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제8사단 10연대 소속으로 참전해 1951년 2월 가평 지역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고인의 소속 부대인 8사단은 유해가 발굴된 지역에서 60㎞ 떨어진 강원도 횡성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1·4후퇴 때 중국군과 교전하며 가평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유해는 당시 가평에 거주했던 주민의 제보로 찾아냈다. 두개골을 포함한 완전 유해와 함께 단추·옷핀·빗 등 유품 23점이 발굴됐다.

유해와 함께 발굴된 고 전원식 일병 유품.유해와 함께 발굴된 고 전원식 일병 유품.


제보자 송순목(73) 씨는 “할아버지께서 1·4후퇴 시기에 부상한 군인 2명을 집으로 들여 돌보셨는데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는 바람에 선산 근처 숲 가마터에 매장했다는 얘기를 어릴 적에 들었다”고 진술했다.

국유단은 제보를 토대로 현장을 조사한 후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전사한 지 69년 만에 유해로 귀환하는 아버지를 만나는 딸 전정숙(73) 씨는 “아버지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무덤덤하다”며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내년 1월께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할 예정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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