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코로나 충격에…유니세프, 역사상 처음으로 '부국' 영국 지원

유니세프, 영국 내 굶주리는 아동 지원 나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P연합뉴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AP연합뉴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6위의 강대국인 영국이 사상 처음으로 유니세프의 지원을 받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경제가 흔들리며 굶주리는 아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니세프가 역사상 처음으로 배 곯는 영국 아이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애너 케틀리 유니세프 영국 사무소장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영향을 줄이고, 어려운 가정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며 이번 지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니세프는 지금이 2차 세계대전 이후로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했다. 일례로 지난 5월 영국 비영리단체 ‘푸드파운데이션’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내 전체 아동의 17%가 식량 조달이 불안정한 가정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이후 지난 10월까지 어린이 90만 명이 무료 급식 프로그램에 추가되기도 했다.


유니세프는 크리스마스 연휴와 봄방학 때 런던 남부지역 학교 25곳에 아침 식사를 제공할 비용 2만 5,000 파운드(약 3,700만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식품 배달업체 한 곳도 4,500파운드 상당의 과일과 채소를 음식 상자에 넣어주기로 했다. 이 사업을 하는 한 시민단체의 대표 스테파니 슬레이터는 “겨울에는 많은 가정이 아이들을 먹이러 푸드뱅크에 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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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야당인 노동당의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는 “우리나라의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유니세프가 개입해야 한다는 사실은 불명예이며, 보리스 존슨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적인 부유국인데 우리 아이들이 전쟁이나 자연재난에 대응하는 인도주의적 자선단체의 도움을 받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정부 대변인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최저 소득 계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생활임금을 올리고 복지를 강화했고 겨울에 아이들과 가족들이 따뜻하게 지내고 식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1억 7,000만 파운드 규모 겨울 보조금 정책을 도입했다”고 대응했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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