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대통령이 또 사람을 잘 못 썼나’..변창흠, 구의역 사고에 “걔만 신경썼으면”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왜곡된 노동안전인식"

무기계약직 전환 취소…지인 채용 논란도

논란 커지자 "국민께 심려 끼쳐 죄송"사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구의역 김군’ 사고에 대해 “걔만 조금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에 대해 책임전가 발언으로 야당은 즉각 “노동 안전인식의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SH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SH공사 사장이었던 변 후보자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에 대해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있었으면 두, 세 번 잘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은혜 의원은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를 잘 못 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변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도 배치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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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변 후보자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도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직원 중 일부는 부당처우로 소송을 통해 대법원 판결에서 이기기도 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변 후보자와 SH는 2013년 3월 단기계약직으로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했다. “실적이 우수한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을 명시한 공고도 냈다. 이후 채용절차를 걸쳐 7명의 마케팅 전문가를 비정규직으로 뽑았다. 이중 일부는 공기업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할 것 이라는 기대감에 정규직으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채용 절차에 응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비정규직 근로자는 1년 계약 연장을 하며 근무를 지속했고, SH마케팅실장도 2015년 2월 기획경영본부장에게 비정규직들 가운데 희망자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다.

변창흠 후보자는 이와 같은 실무진 요구에도 당시 마케팅 전문가에게 기존 업무를 이어가는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사무지원원’으로 전환을 제안했다. 변 후보자는 당시 2015년 3월 6일 서울시 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 회의에서 “특히 마케팅 쪽에서는 엄청난 역할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지금 현재는 여력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정원 외 정수를 늘려서라도 그중에, 모든 사람을 다 채용할 수는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SH는 이런 상황에서 2015년 6월 새 전문가 채용 공고를 올려 후보자의 제자 A씨를 채용했다. A씨는 변 후보자의 세종대 제자로서 변 후보자와 상당수의 보고서를 공저하고, ‘김수현(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단’으로 일컫는 ‘공간환경학회’에도 여러 편의 학술지를 제출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변 후보자의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 및 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물론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도 부합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변 후보자는 이날 “4년 전 SH사장 재직시 발언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특히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앞으로 공직 후보자로서 더 깊게 성찰하고 더 무겁게 행동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록 /자료=김은혜의원실지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록 /자료=김은혜의원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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